선생님, 열심히 걸어도 뛰어도 배경은 자꾸만 앞으로 가요.
여러 명에게 서로 다른 방법을 사용해도 모두 멀어져요.
성큼 다가가도, 조심스레 다가가도, 다가가지 않아도, 뒤로 가도 모두 멀어져요.
감정도 노력도 한정적인데, 당첨되지 않은 복권에 다 써버린 돈처럼 공허해요.
기대했던 내가 바보 같고 자존심이 상한 저는 기분이 우울해요.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어차피 망칠 시험, 공부도 하지 않는 거죠.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시간을 함께한 만큼 가까워졌어요.
다만, 광대로서요.
그들은 나를 구경하는 방청객이고 저는 혼자 춤을 추는 광대에요.
이건 익숙해요.
이 거리는 가까워지지 않아요.
나를 이상해하고 신기해하고 무서워하고 무시하면서 구경하느라.
내 옆자리에 앉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거든요.
그들은 저 멀리에 모여 앉아서 저를 관찰해요.
저는요, 제가 광대인 게 좋아요. 그걸 잘하고 좋아하거든요.
저는 여러모로 튀기 때문에 방청객 사이로 뛰어 들어가도 그곳은 금세 무대로 변하고 방청객들은 나를 피해 새로운 곳에 모여 자리를 잡아요.
하지만 가끔은요, 저도 방청객으로서 누군가 옆에 앉아서 같이 하고 싶을 뿐이에요.
광대로서든 방청객으로서든.
하지만 결국은 늘 같은 결과예요.
제가 웃어도 울어도 화내도 놀라도 뭘 해도 그들은 저를 보고 웃어요.
이것까지 쇼의 일부라고 생각하나 봐요.
그래요, 이거죠.
늘 그렇듯 저는 아무생각 없이 혹은 아무렇지 않아서 혹은 괜찮아서 혹은 괜찮은 척을 하며 가면을 쓰고 다음 장면을 이어가요.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그들은 여전히 날 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아니, 사실 나도 누군가의 방청객인 걸까요?
저들도 누군가의 광대일까요?
당신도 쓸쓸한 조명을 받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