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믿을지 모르겠지만, 눈물이 날 정도로 반성했습니다.
누구도 내게 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남이 듣기 싫은 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게걸스럽게 토해내고 나니, 시야가 선명해졌습니다.
매번 참는 쪽은 이쪽이라 생각했습니다만, 이제 보니 글쎄요.
저는 못 배운 사람입니다.
초중고, 대학까지 나왔지만, 인간관계도 사회생활도 제대로 못 해본 못 배운 사람입니다.
인간사에서 뭐가 당연한 건지도 모르는 못 배운 인간입니다.
인간의 존엄성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못 배운 인간입니다.
난 당신을 무시할 수 있을 만큼 못 배운 사람입니다.
이번 상담 중 제 피드백의 키워드는 이분법적 사고였습니다.
이 피드백은 이전 선생님들도 공통적으로 제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대부분 0과 0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합니다.
순수함이 아니면 문란함이라며.
선생님의 한마디가 날 관통했습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만났다는 이유로 인간의 존엄성이 떨어지는가.
저는 당연한 이 인간사와 연애사에 계속해서 불쾌한 시선을 보냈습니다.
참는 쪽은 이쪽이 아니라 저쪽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잘난 듯 불쾌한 시선을 저쪽에 보내도 참아준 것이었습니다.
저는 성, 연애, 사랑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타인의 것을 본 적은 있죠.
살면서 처음으로 본 그 모습은 제게 두 가지 감정을 느끼게 했습니다.
경멸과 부러움.
처음 본 그들의 그 모습들은 분명 문란함의 충격이었지만, 그게 세상 모든 연애의 모습이라고 생각한 게 제 첫 번째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저곳에 뛰어들기 무서웠던 겁니다.
그래서 싫어하기로 했고 혐오로 발전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부러워했지만, 그 의견은 언제나 묵살됐습니다.
어느덧 이런 사고를 시작한 지 13년이 되어가는데, 그동안 스스로 제대로 된 설명도 못 하고 쌓였던 것들을 저번 글에서 모든 걸 게워 내고 나니.
뒤를 돌아볼 여유가 생겼고.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알게 되었고.
처음으로 내가 잘못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진심으로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울었어요, 조금.
제 부족함이 한 번 더 드러났네요.
제가 보낸 불쾌에 대해 죄송하고 제가 스스로 깨달을 시간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