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벤투호가 지난 15일 20시에 터키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있었던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아이슬란드를 5대 1로 대파하였다. 이 날 벤투호는 무려 4명이 국가대표팀 데뷔골을 넣는 기이한 기록을 달성하며 대승을 거두었다 이 글에서 이 날의 경기와 나의 주관적인 생각을 밝히고자 한다.
1.라인업과 전술
사실 라인업은 큰 틀의 변화는 없었다. 유럽파가 빠진 자리에 그 동안 자주 엔트리 명단에 등록된 이동경, 박지수, 송민규, 조규성이 들어갔고, 여기에 김진규가 선발로 들어갔다. 벤투는 이번에도 후방에서부터 빌드업을 통해 공격을 전개하고자 하였다..
2. 조규성의 선제골
미리 말하자면 이 날 경기의 최고 수훈 선수는 김진규였다. 김진규는 전반14분 페널티아크라인 앞에서 공을 받은 후 골문으로 쇄도하는 조규성에게 로빙패스를 넣어주었다. 이 것을 조규성은 볼을 잡지않고 침착하게 키퍼 반대방향에 있는 골대 구석을 향하여 슛을 했고 생에 국대 첫 데뷔골에 성공했다.
출처:유튜브 쿠팡 플레이
3. 권창훈의 추가골
전반은 이른바 한국대표팀의 파상공세였다. 전반 24분 백승호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은 조규성은 환상적인 터치로 위협적인 위치로 볼을 옮겨 놓았다. 이에 대해 수비가 태클을 시도하자 조규성은 볼을 접는 과정에서 발에 걸려 넘어짐으로써 페널트킥이 선언되었다. 하지만 키커 권창훈이 이를 실축하였다. 하지만 얼마 후 전반 26분 중앙에서 쇄도하는 권창훈을 본 이동경이 로빙패스를 하였고 권창훈은 이를 환상적인 터치로 자신의 왼발 앞에 놓은 후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출처: 유튜브 쿠팡플레이
4. 계속되는 한국의 파상공세! 28분 다시 추가골을 넣다!
이후에도 한국의 파상공세는 계속 되었다. 전반 26분, 측면을 돌파한 김태환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수비수가 저지하였다. 이후 세컨드 볼을 잡은 송민규가 침착하게 뒤에 있는 백승호에게 볼을 내주었다. 이를 받은 백승호는 마치 데 브라이너를 연상케하는 환상적인 감아차기 중거리 슛으로 3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스코어는 3-0
5. 후반 초반. 아이슬란드의 저력을 보이다. 만회골을 넣은 구드욘센
하지만 이후 한국의 공격은 주춤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는 후반 수비수 레이프손을 올라프손으로, 수비수 삼프스테드를 미드필더 잉가손으로 바꾸고 전술적 변화를 주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반면 벤투는 김영권 대신 정승현으로, 김진수 대신 홍철을, 권창훈 대신 이영재를 투입함으로써 다양한 선수를 시험하는 방향으로 후반을 맞이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 아이슬란드의 전술 변화는 주효하였다. 후반 9분 30초 측면을 돌파하던 아이슬란드 공격수가 중앙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지체없이 구드욘센이 슛으로 이어갔다. 첫번째 슈팅은 우리 수비를 맞고 나왔지만, 재차 흐른 볼을 침착하게 구드욘센이 골로 성공시킴으로써 스코어는 3-1
6. 환상적인 김진규의 골!
개인적으로 근래 한국 A매치 통틀어서 가장 조직적으로 완벽한 골이었다고 생각하는 골이 후반 27분에 나왔다. 김진규는 페널티 아크라인에서 안 쪽에 있는 김건희에게 짧게 원투 패스를 받고 들어갔다. 그리고 쇄도하는 이동경을 향해서 환상적인 로빙패스를 넣어주었고 그 것을 이동경은 그대로 발리슛으로 이어갔다. 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혀 나왔고, 이를 다시 김진규는 슛을 했다. 첫번째 슛이 수비를 맞고 김진규의 발에 흘렀고 재차 슈팅을 함으로써 생애 첫 A매치 데뷔골을 장식하였다. 근래 볼 수 없었던 최고의 골이었다.
7. 환상적인 이영재의 왼발 크로스와 엄지성의 헤더골!
후반 75분 벤투는 다시 한번 변화를 주었다. 송민규를 대신해서 엄지성을 교체로 넣은 것이다. 엄지성은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으로 사이드를 공략하며 점차 몸을 풀어나갔다. 그리고 후반 85분 페널티 지역 왼쪽 부분에서 이영재가 환상적인 궤적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그대로 엄지성이 헤더로 골문으로 골을 넣었다. 스코어는 5-1.
8. 총평
솔직히 나는 벤투에 대해서 많은 비판을 했다. 그 중 가장 큰 비판은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경기가 전체적으로 잘 풀릴 때는 괜찮지만 문제는 경기가 어려울 때도 계속 똑같은 전술로 임하면서 답답한 경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축구 철학을 확실하게 가져가는 파울로 벤투.
하지만 이러한 벤투의 고집스러울 정도의 뚝심있는 전술이 오늘 제대로 빛을 발한 날이라고 생각이 든다. 꽤 많은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을 대신해 새롭게 투입되었지만 경기력에 전혀 문제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 날 볼 점유율 역시 71%기록하였고(아이슬란드 29%), 슈팅 숫자 25개(아이슬란드 4개)를 기록했을 만큼 압도적인 우위를 펼친 끝에 대승을 거둔 것이라 더욱더 의미가 값지다고 할 수 있겠다. 벤투의 점유율 축구가 점점 더 선수들에게 정확하게 인식이 되었고, 특히 이전보다 눈에 두드러진 것이 2가지가 있었다.
먼저 후방 빌드업이 이전보다 훨씬 안정되었다. 오늘 4-1-4-1의 전술에서 1볼란치 역으로 맡은 백승호는 수비시에 빠르게 수비지역으로 내려와 결정적인 패스들을 끊음으로써 수비를 안정시키기도 했지만 안정적인 패싱력으로 볼이 원활하게 돌 수 있도록 해주었다.
수비와 공격의 연결고리를 잘 해준 백승호
그리고 이전부터 자주 나왔던 최종 센터백라인에서 전방으로 뿌려지는 패스의 부정확성 문제가 상당히 개선되었다. 박지수가 처음 발탁되었던 당시, 소속팀에서도 퇴장도 당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계속 박지수를 기용했던 이유는 바로 이 전방 패싱능력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둘째, 점유율 뿐만 아니라 전방 프레싱 능력이 너무 좋았다. 이 것이 아마 과거 슈틸리케 축구 때 있었던 점유율 축구 스타일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슈틸리케의 경우 볼이 뺏겼을 때, 바로 수비로 내려오기 바빴다. 하지만 이 날 경기에서 벤투호는 볼이 빼았을 경우에 전방에서 바로 압박을 들어감으로써 볼을 다시 탈취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8. 글을 마무리하며
피파랭킹.(출처: 네이버 검색)
그렇다고 객관적인 사실을 모두 무시할 수는 없다. 우리 또한 주축이 많이 빠졌지만 아이슬란드 역시 많은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태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피파 랭킹이 33위인 반면, 아이슬란드는 62위였던 만큼 객관적인 전력차도 있었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사실 현재 아이슬란드는 유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출처:네이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과거 슈틸리케 시절 피파 랭킹 100위권이 넘어가는 팀들에게도 겨우겨우 이겼던 것을 기억해보아야 한다. 최근의 상승 기류를 감안했을 때, 어느 팀이라도 우리의 축구를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말 많은 의의를 갖고 있는 경기였다.
모쪼록 벤투호의 순풍은 계속되고 있다. 그 들의 질주가 과연 카타르 월드컵까지 이어질지 기대가 모아진다. 대한민국의 선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