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한창이다. 시작한지 이제 4일째인데, 이미 공정성 논란이 봇물 쏟아지듯이 일어나고 있다. 오랜만에 이불킥을 작렬한 나였다. 하지만 또 다른 생각으로 나는 내가 중국이 아니라 한국에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너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 이유에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1. 20세기 이후 있었던 3번 아니 4번의 혁명vs 0번의 혁명
한국은 슬프게도 약 35년간 일제 지배하에 있었다. 대한제국의 초대황제 고종은 무능했으며 개인적으로 을사조약과 같은 치욕스러운 조약을 맺었을 때 자살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망 이후에도 9년이나 더 사셨다) 그런 와중에 한국민은 스스로 자본주의 체제를 섭렵하기도, 민주주의 체제를 섭렵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학계에 다양한 연구가 있지만 식민지 조선에서의 근대화는 어디까지나 일본 자국민을 위함이었지 식민지인들에겐 쥐뿔도 없이 오로지 약탈만이 존재했던 암울한 시기였다. 그런 와중에 일제의 총칼에 맞서서 혁명이 일어난다.
그 것이 3.1운동이다. 생각해보라. 일본은 강화도 조약 이전 운요호 사건부터 시작해서 을미사변까지 모든 것을 폭력적으로 행해왔다. 그런데 식민지민들에게 왜 형식적이나마 자유를 줬을까? 그건 한국민들의 엄청난 독립에대한 열기와 강한 저항력 때문이라 생각한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다. 우리에게 우호적인 세력이 없는 가운데 임시정부가 생긴다.
아마 내가 알기로 거의 세계에서 망국 상태 중, 우호국가가 없는 가운데 임시정부가 만들어진 것은 거의 세계최초라고 본다. 무튼 이 임시정부의 정통성에 기반하여 대한민국정부가 세워졌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군사 독재정부에 맞서 싸웠고 기어코 대통령 직선제를 타국의 힘도 아닌 국민의 힘으로 만들었으니, 그야말로 민주주의의 뿌리가 깊고도 깊다고 말할 수 있겠다.
말이 길었다. 왜 이리 장황하게 설명을 하느냐.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이 만들어진 이후로 혁명이라 불릴 만한 것이 전무하다. 그나마 1차 천안문 사건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 천안문 사건 이후 등장한 덩샤우펑 정부도 역시 거의 독재정부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2차 천안문사건에서 보여줬다. 참 신기한 것이 우리나라의 근대화 시기에는 김옥균을 제외한 인재들이 참 부족했는데, 현대가 되어버리면 쑨원, 양계초, 강유위등의 인재풀을 자랑하던 중국은 인재가 전멸을 했나... 현대사에 오면 별 다른 인물들이 없어진다.
마오쩌뚱은 참 웃긴 캐릭터다. 반식민지 체제 하에는 나름의 토지개혁을 이야기하며, 일제의 침략전쟁에 맞서서 싸운 공로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어느정도의 정치적 능력을 바탕으로 민들의 지지를 얻어 국공내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지금의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웠다.
현대사에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초기에는 점진적인 공산화를 추구하며 자본주의적인 요소를 받아들이고자 했으나, 625전쟁 이후 급반전된다. 625전쟁에서 북한에 원조를 했던 중국은 다시 미국의 반격이 올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이에 '항미원조'란 분위기 속에서 자본가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한다.
이후부터 조금씩 공산화를 추구하다가 후르시초프와의 모스크바에서 미국과의 대외정책과 공산주의 방법에 대해서 논의하다가 갈등을 빚게 되었고, 이후부터 급진적 공산주의를 추구한다. 그 결과가 '대약진 운동'이다. 목표는 영국으로, 중국을 제 2의 산업국가로 만들겠다는 포부넘치는 계획은 공산주의적 방식의 비효율성과 관료들의 부패등으로 인해서 실패로 끝나고 농업 생산량 감량등으로 아사자(굶어 죽은 사람)2000만명만을 남긴 최악의 정책을 야기하고 만다.
이후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마오쩌뚱은 주석에서 물러난다. 이후 유소기와 등소평등이 권력을 잡고 조정정책을 통해 경제를 어느정도 반석에 세워놓았지만, 문화대혁명을 통해 중국민중들을 이용하여 마오쩌뚱은 다시 권력을 잡는다. 이후 마오쩌뚱 사후 1차 천안문 사건으로 문화대혁명 핵심 인사였던 4인방이 제거되면서 마오쩌뚱이 권력은 덩샤우평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문제는 마오쩌뚱이 주도하였던 문화대혁명, 대약진운동등 유례없는 실정을 했지만, 중공은 여전히 문화대혁명을 내란으로 규정하면서도, 마오쩌둥의 과실이 아닌 그 밑의 핵심인사였던 4인방의 잘못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무슨 말이냐. 뿌리가 썩은 것에 대해서 비판하고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오쩌둥 시기에 다져졌던 절대 권력이라는 틀은 그대로 유지가 된 채 경제 발전이 되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1당 독재가 가능하며, 중국 공산당에 대한 반항은 곧 죽음이란 것을 코로나 시국에 중국의 양심있는 기자, 의사들이 실종됨으로써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뿌리가 썩은 것에 대해서 아무런 비판이 없이 가버리면 어떻게 되는지 중국이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자본주의의 핵심은 자본, 노동력, 그리고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이를 제대로 돌릴 수 있는 시스템인 민주주의가 너무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라. 제도없이 서양 기술만 받아들였을 때 일어났던 개혁인 양무운동, 그리고 고종황제의 개혁등이 어떻게 끝이 났는지. 결국 정부의 감시가 있는 한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할 수 없고 자본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양립하는 개념같으면서도 반드시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본주의 못지 않게 민주주의 역시 자생적으로 만들어낸 한국의 역사가 대단하다.
그에 반면 자생적으로 민주주의를 창출하는 것을 실패한(2차 천안문 사태)중국은 지금도 여전히 프롤레타리아 독재 정부이며, 오직 1정부만이 존재하고 견제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어떠한 견제도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중국 사회는 굉장히 불안정하며 통일 국가 체제가 유지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경우와 같이 올림픽이 한창 진행되면서도 저렇게 부끄러운 장면들이 보이는데, 오직 중국 공안이 정해놓은 시스템에 따라 단지 승리를 획득한 것에 대해서 즐거워 한다. 생각해보라. 만약, 우리가 저 군중 속에 있었다면 과연 저 들과 다르게 '우리 너무 부끄럽다'고 소신있게 말할 수 있었을까.
나는 못 했을 것 같다(무서워서). 다시 한 번 한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에 감사하며....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그냥 무사히 끝나는데 의의가 있는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 (메달은 필요없고 억류만 안당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