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가 아니라 ‘역할’이 증명됐다
“코리안 리스크를 제거하면 코스피 5000은 충분히 가능하다.”
많은 정치인과 보수 언론은 이 말을 허황된 선동처럼 취급했다.
나경원은 “숫자 놀음”이라 했고, 이준석은 “시장 무시”라 했으며, 김문수는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비꼬았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을까.
� 코스피는 실제로 5000을 돌파했다.
중요한 건 맞췄다/틀렸다가 아니다.
이 장면이 의미 있는 이유는, 이재명이 주가를 예언해서가 아니라,
정부가 시장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년인사에서 이재명은 단 한 번도
“주가를 올리겠다”
“증시를 띄우겠다”
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가 말한 건 딱 하나였다.
“시장을 왜곡시키는 리스크를 제거하겠다.”
이건 케인즈식 부양도 아니고,
신자유주의식 방임도 아니다.
시장경제의 기본 전제,
즉 공정한 룰이 작동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선언이었다.
주식시장은 단순한 숫자판이 아니다.
그건 신뢰의 총합이다.
전쟁이 터질 수 있는 나라에 장기 투자할 수 있을까?
대주주가 마음대로 회사를 쪼개는 시장에 들어올까?
주가조작이 처벌되지 않는 시장에 연기금이 머물까?
정권 바뀔 때마다 룰이 바뀌는 나라에 글로벌 자금이 올까?
이 질문에 “YES”라고 답할 수 있을 때,
그제서야 멀티플이 정상화된다.
이재명이 말한 ‘코리안 리스크 제거’는
바로 이 질문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답변이었다.
이재명 정부가 한 일은 명확했다.
� 한반도 확전 관리 → 지정학 디스카운트 축소
� 오너 리스크 통제 → 상법·지배구조 개혁
� 주가조작 특검 → 시장 질서 회복
� 정치 개입 최소화 → 정책 예측 가능성 확보
이건 “좌파 정부의 개입”이 아니다.
자본주의의 기본 조건을 회복한 것이다.
미국이 SEC를 두고,
독일이 강력한 상법을 가진 이유와 같다.
그래서 코스피 5000은
개인 투자자의 승리도 아니고
특정 정권의 치적 숫자도 아니다.
이건 “한국 시장이 더 이상 이상한 나라가 아니다”라는 국제적 신호다.
전쟁 리스크가 관리되고
재벌이 마음대로 못 하고
작전 세력이 숨을 곳이 없고
정치가 시장을 흔들지 않는 나라
그 나라의 주가는, 원래 올라가게 돼 있다.
시장을 믿지 않은 건, 오히려 시장만 외치던 사람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은 정부가 손대면 안 된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정작 시장을 가장 불신했다.
공정한 규제는 싫고
처벌은 과하다고 하고
리스크 제거는 “좌파 포퓰리즘”이라며 조롱했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하다.
정치적 수사보다 구조적 신뢰에 반응한다.
코스피 5000은 끝이 아니다.
이건 출발선이다.
이재명 신년인사의 의미는 단 하나다.
“정부는 주가를 올리는 존재가 아니라,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존재다.”
그걸 이해한 정부가 등장했을 때,
시장은 거짓말처럼 반응했다.
숫자는 결과일 뿐이다.
진짜 변화는 역할 인식에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