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강박은 무엇인가요? 저만 어떠한 강박을 갖고 있나요? 우리 모두들 다 조금씩은, 어느 정도는 강박을 갖고 살고 있지 않나요?
나는 정상이라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답을 듣고 싶어 계속해서 질문을 합니다.
저는 ‘메모 강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핸드폰에서 가장 수시로 드나드는 어플은 바로 ‘메모장’이에요. 이 메모장에는 참 많은 것들이 담겨 있습니다. 브런치에 쓸 글 소재부터 은행 계좌번호까지,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제 소중한 비밀창고입니다. 이토록 많고 많은 메모 리스트 중에서도 제가 가장 많이 들여다보는 화면은 ‘Daily To do List’라는 메모장이에요.
이 메모장에는 제 매일 하루 루틴이 적혀 있습니다. 가장 위에는 체크리스트로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들기까지의 루틴이 적혀 있어요. 이 체크리스트를 매일 체크하면서 저는 평안함을 느낍니다.
체크리스트 아래에는 매일매일 추가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을 써놔요. 오늘은 청소하기, 내일은 빨래 돌리기와 같은 거 말이에요. 매일 해야 하는 일을 쓰는 칸에는, 회사 식당의 메뉴들도 적혀 있답니다. 오늘과 내일 내가 먹을 메뉴들까지도 미리 골라놓는 거지요.
회사에서는 플래너를 끼고 삽니다. 옆 사람이 하는 말은 정말로 다 적어요. 이 회의가 끝나자마자 할 일 도, 일단은 적고 봅니다.
나를 믿지 못하는 건지, 그냥 습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남들은 메모하는 습관, 좋다고 해요. 까먹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저는 제 생각에도 좀 과한 거 같아요. 매일 하는 집 환기시키기, 양치하기, 화장 지우기 같은 루틴들도 매일 적고, 지우고를 반복하니까요.
내가 오늘 해야 하는 행동을 모두 나열하지 않으면 불안감보다는 일정하게, 바르게 살지 못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여러분들도 일상 중에 강박이 있으신가요? 징크스라고 해도 좋습니다.
이 또한 결국에는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