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작가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

나도 할 수 있을까?

by 알쏭달쏭

남편이 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게 뭔데~?"

"작가가 되고 싶어."

"어떤 글을 쓰고 싶은데~?"


"음, 잘 모르겠어. 그냥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어.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내가 책을 보며 생각이 좋게 바뀌듯이, 다른 사람에게도 내 글이 그랬으면 좋겠어. "


"무언가 성공을 하고 나서 쓴다거나, 혹은 좋은 글을 쓸만한 주제가 있다거나 해야 하는데 너무 막연하잖아. 우리나라에 작가가 얼마나 많은 지 알아? 그리고 그들의 평균 수입이 얼마 정도일 것 같아? 요새 AI도 글 쓸 수 있는 거 알지?"

음 우리 남편은 역시 늘 맞는 말만 한다

'쳐 맞는 말'

이모티콘 그려본다고 했을 때도 그랬었다.


"나 아직 시작도 안 했어. 그리고 나는 자기의 부하직원이 아니라 아내이고.. 하고 싶은 게 없는 삶을 살다가 겨우 시작해보고 싶은 게 생겼는데 꼭 그렇게 말을 해야 돼?"

서운함이 폭발했다. 내가 하는 말은 왜인지 모르게 생각 없이 내뱉은 그런 말처럼 치부해 버릴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화도 나고 의욕도 정말 꺾여버린다.

"이 정도 말로 의욕이 꺾이는 거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맞는 걸까?"


"다른 사람들이 모두 여보 같다고 생각하지 마. 사람들은 모두 다 달라. 그런 말에 의기소침하다고 해서 잘못된 게 아니라고. 그리고 내가 설사 부하직원이라 하더라도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거라서 동료로도 여보는 별로야!"


더 이상 남편은 말을 하지 않았다. 본인도 기분이 상한 모양이다. 본인 딴에는 내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도 주며 토론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본인이 나에게 고민을 말했을 때 그것의 현실적인 상황이나 향후 업계의 미래, 경쟁자들의 수까지 면밀하게 분석해 주길 바랄지도 모르겠다. 남편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렇지만 늘 남편이 입을 열면 우리는 싸움으로 마무리된다.


나는

"그래 일단 해봐. 내가 도와줄 일 있으면 도울게. 네가 말도 재미있게 하고 웃긴 편이니까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뭐든 해보는 게 중요해."

라는 말이 듣고 싶었는 지도 모르겠다.


사실 누가 뭐라고 하든 그냥 내가 하면 될 일이었다. 이모티콘을 그린다고, 글을 쓴다고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 없다. 시작도 안한일을 남편과 대화할 필요도 없다. 그냥 남편이 물어보니까 대답했을 뿐이었다. 허무맹랑한 말이라고 해도 수다 떨면 재미있으니까.


처음부터 작가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 그리고 나도 할 수 있다. 글을 써서 모이면 책으로 출판하면 되고, 출판하고 나면 이유야 어찌 되었든 작가로 데뷔하는 것이다.


나도 작가가 될 거다. 두고 봐라 남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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