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이 찾아왔다

엄마와의 관계

by 알쏭달쏭

엄마가 화를 냈다. 공황이 왔고 필요시약을 복용했다.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엄마가 나의 상태에 대해 잘 모르신다. 나는 갈등에서 공황이 온다. 그냥 한 말도 비난으로 여기고 공황상태를 느낀다. 비난을 피하기 위해 과도하게 행동을 조심하고 민폐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의 공황은 이렇다. 몸이 굳어버린다. 머리는 하얘지고 심장이 빨리 뛴다. 곧 죽을 것만 같은 공포다. 이게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만큼 자주 있다. 그리고 자아효능감이 떨어지다 보니 중증 우울도 동시에 있다. 나는 오랜 자책감과 자기 비난을 달고 살아왔다.

엄마도 화를 내려던 건 아니었다.


엄마가 조카를 봐주시고 계셔서 몇 주간 엄마를 보러 갔다.

어제는 말도 없이 내가 쇼핑을 갔고, 그걸 가족 단톡방에 알렸다.

그러나 12시가 다되도록 오지 않자 엄마가 화를 냈다. 쇼핑을 하다 보니 시간이 지체되었다. 나도 말도 없이 늦은 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정도로 심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약을 먹다 보니 주변에 약이 필요한 사람이 눈에 보인다. 우리 엄마다. 허둥지둥 대고 당황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에너지 수준이 낮아서 금세 화를 낸다. 교회활동과 성가대로 우울이 나았다고 하신다. 겪어본 결과 뇌의 문제가 잠시 좋아질 순 있어도 약 없이 치료되긴 힘들다.

엄마의 상태가 이런데 병원을 권유하면 화를 내신다. 치료하지 않으면 치매가 된다. 이걸 말씀드려도 듣지 않으신다.

정말 크게 화를 내셨다. 나는 전화를 끊고 필요시약을 먹었다. 아빠 돌아가신 이후로 이런 오열은 처음일 정도로 눈물이 한 시간 동안 났다.

언니랑 엄마랑 나랑 피부시술을 위해 강남역으로 이동하는 지하철에서 나는 엄마랑 다른 칸에 탔다. 엄마는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우시며 미안하다고 하셨다.


엄마 잘못이 아니다.

우린 병을 겪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약을 먹고 15분 뒤 진정이 되었다.

기분 좋게 피부 시술을 받고 헤어졌다.

그런 엄마라도 사랑한다. 내가 아프다고 남편이 날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엄마를 이해한다.

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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