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관찰 에세이
대한민국 출산율은 2021년 현재, 0.8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저출산 현상이 좀 더 일찍 나타났다. 반대로 아프리카 지역은 출산율이 5 이상인 국가가 다수 존재한다.
저출산은 어떤 이유로 발생할까?
낮은 취업률, 높은 부동산 가격, 자녀 교육 문제 등 많은 사회적 문제가 저출산과 결부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워 보인다. 625 전쟁 흥남철수 작전 기간 중 아이 다섯 명이 태어났다. 전쟁과 같은 비참한 환경에서도 소중한 생명이 나타난 것이다.
팩트풀니스 저자 한스 로슬링에 의하면, 여성의 교육 및 사회생활 참여가 낮은 출산을 야기했다고 주장한다.
다른 이유는 없을까?
인구 증가 및 소멸 관련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칼훈 (Calhoun)은 실험실에서 생쥐 개체 수와 행동 양식을 관찰했다. 이 실험은 생쥐에서 충분한 영양분과 장소를 제공하기 때문에 '유토피아 실험'이라고 부른다. 결과는 놀랍도록 현재 대한민국 상황과 비슷하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10마리 미만의 소규모 생쥐는 충분한 공간과 영양분 공급 조건에서 2200마리까지 증가한다. 높은 개체 밀도를 나타낸다. 일정 기간 이후 생쥐 개체 수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구간을 세분화하여 결과를 바라보면 더 흥미롭다.
1단계: 0일 - 100일, 조정 단계.
생쥐는 활동 영역과 거처를 만든다. 적응하는 단계이다.
2단계: 100일 - 315일, 착취 단계.
폭발적인 개체 수 성장을 보인다. 60일마다 두 배씩 늘어난다.
자원 활용이 불균등해진다.
영양분과 물을 더 투입하더라도, 불평등은 계속 나타난다.
3단계: 315일 - 560일, 균형 상태.
개체 수 성장 속도가 둔화된다.
젊은 세대 활동이 억제된다. 그 이유는 대부분 공간이 기존 개체에 의해 이미 사회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폭력이 늘어난다. 특정 개별 생쥐는 공격 목표가 된다.
성인으로 자란 생쥐는 그 이전 세대와 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연구자는 아름다운 개체 (The beautiful ones)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들 스스로 다듬고, 먹고, 잠을 자기 때문이다. 다른 개체와 교류하지 않는다.
번식 행위 (Sex)를 하지 않고, 스스로를 돌본다.
비정상적인 외부 충격 발생 시 대처하지 못한다. 매우 멍청하다고 (very stupid) 표현한다.
4단계: 560일 이후. 개체 수 감소.
번식은 나타나지 않는다. 개체 수가 줄어든다. 궁극적으로 전체 생쥐는 사멸된다.
멸망이라는 결론을 보면, 끔찍한 연구결과이다. 밀도가 높은 개체 수에서는 폭력 등 사회문제가 나타나고, 개인은 외부와 교류를 단절하게 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의하면, 대한민국 서울의 젊은 층은 행복한 솔로가 되어가고 있다. 남을 생각하기보다, 우리 스스로를 돌보고 있다. SNS, 다양한 지역 활동을 참여할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사회는 점점 개인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1960년대 칼훈의 발견 생쥐 유토피아 실험과 매우 유사해 보인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현재 우리는 결혼 및 출산율을 막기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과도한 밀도는 경쟁을 만들고, 사회 구성원의 개인화를 가속시켰다.
이제는 그러한 개인을 존중하는 정책도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개인화 트렌드를 무조건 막는 것보다, 받아들이고, 사회적으로 지원해서 다양한 공동체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폭력, 불평등과 같은 사회 부조리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우리는 유토피아로 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