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가난, 홍의 이야기

by Ryan 책방

사람들이 부자들을 질투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내가 부자들보다 상대적으로 가난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난한 것이 중요하지 않다. 부자는 우리의 적이 된다. 그러면 도대체 가난하다는 정의는 무엇인가?




1980년대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은 갑작스레 정신 교육 시간을 소집했다. 이유는 동급생 '홍'이 콜라 한 병을 훔쳐 달아다나 잡혔고, 그 이후 경찰에 소환되었다는 것이다.


홍에게 물어보니 달디 단 콜라가 한 병 먹고 싶다고 했었다. 이후 가정방문이 있었고, 반장이었던 나는 선생님과 함께 갔었다. 홍은 야트막한 산 한편에 움막을 짓고 살고 있었다. 건물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초라한 형태였다. 가족은 어머니와 형이 있었다. 홍을 제외하고 어머니와 형 모두 정신적 어려움이 있어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다.


홍은 초등학교 3~4학년 시절부터 돈벌이에 나섰다. 그는 신문배달을 했다. 하루는 그의 신문 배달을 도와주기 함께 이동했다가, 험악한 시골길에 익숙지 않았던 나는 다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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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부터 그의 소식은 점점 희미해졌다. 중3 혹은 고 1 정도에 그를 동네에서 볼 수 있었다. 그는 조그마한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그의 친구들도 모두 비슷한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학교는 그만둔 상태였고,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중국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달하는 친구들을 사귀게 된 것이다.


그들은 험악하지 않았다. 오히려 순수해 보였다. 밤이 되면 조용한 시골길을 질주하는 사춘기 소년들이었다. 그리고, 한동안 그를 잊고 지냈다.




그를 마지막으로 본 건 내가 군대 가기 전날이었다. 지금으로 부터 29년전 1996년 3월이다. 나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입대전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머니는 동네에서 유명했던 중국집 ‘신선장’에서 요리를 시켜주셨다. 음식이 도착하고, 문을 열었을 때 나는 놀랐다.


홍이였다.


홍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중국집에서 배달을 하고 있었다. 제법 년차가 쌓였다. 그의 꿈은 주방으로 들어가 기술을 배우고, 그의 이름으로 된 중국집을 여는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온실에서 자랐던 나는 홍이 대견해 보였다.



그들은 “가난한 부모를 만났기 때문”이라고 말하거나, “기회를 물려받지 못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그들은 해외여행을 다니고, 호텔에서 청혼을 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이야기한다. 이는 곧 자신들의 상황을 부자와 비교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감정이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부자와 견주며 가난하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나는 우리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우리는 정말 가난한가? 우리는 실제로 경제적 어려움 속에 있는가?


혹시 진짜 가난은 돈이 아니라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부자의 생각이 결국 부자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문득 초등학교 시절 동급생 홍이 떠올랐다.


그의 꿈은 이루어졌을까? 그는 원하던 대로 주방에서 일하고 있을까? 아니면 지금쯤 어디선가 가게를 운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현재 삶이, 어린 시절 그 따뜻한 마음처럼 변함없이 따뜻하기를 바란다.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는 첫번째 단추는 소득과 지출의 조절이다. 쉽게 생각하면 절약이다. 다음시간은 소비와 절약에 대해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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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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