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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책방 Mar 16. 2021

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센델

직장인 독서 전투 에세이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치는 그보다 숭고한 행위인 좋은 삶을 사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정치의 목적은, 사람들이 고유의 능력과 미덕을 개발하게 만드는 것, 즉 공동선을 고민하고, 판단력을 기르며, 시민 자체에 참여하고, 공동체 전체의 운명을 걱정하게 하는 것이다."


일전에 A상무님과 저녁식사 자리가 있어서 함께 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때 상무님께서 해 주셨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불행하게도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그렇게 대화를 시작하셨고, 중간에 언급하셨던 책이 '정의란 무엇인가'였다.  읽어보기를 추천해 주셨다.
 
책을 사서 읽었다.  저자는 질문을 던져 독자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문제 해결 접근법을 배울 수 있었다.  다만 저자의 권유는 있지만 정답은 없다.  글의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정의를 이해하는 3가지 접근법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공리주의, 선택의 자유 존중,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기르는 것이 그 3가지이다.  각각의 방식에는 장점과 문제점이 제기된다.


밴담을 필두로 한 공리주의적 입장은 분배의 과정에서 사회에 궁극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지를 검토해보고 최선 안을 제시한다.  이러한 경우 수치화를 통해 행복의 극대화를 꾀했다는 점은 논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떻게 수치화를 했는가를 자세히 살펴보면 서로 합의점을 도출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그것을 스튜어트 밀이 개선안을 제시한다.  그는 행복(쾌락)에도 등급이 있어 그것을 추구하는 방향을 도덕적인 관점에서 제시하기도 한다. 여전히 논란거리는 남아 있다.
 
두 번째로 자유주의적 입장에서는 절대적인 진리를 추구한다는 내용이다.  칸트의 논리가 이러한 사상을 대표로 한다.  책에는 언급이 안 되어 있지만, 이렇게 인간적 중심에서 절대적 진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종교에 있어서 개혁을 이끌어 내고, 오늘날 자유주의의 시발점인 프랑스혁명, 미국 독립 등으로 연결된 계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칸트의 자유주의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를 보완한 사람이 롤스이다.  그는 '차등 원칙'을 세워 노력한 사람이 자원을 취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을 사회 전체를 위하여 재분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프리드먼은 이러한 분배 자체를 거부하며 삶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주장했다.  이것은 알리가 복싱을 통해 많은 수익을 거두면, 복싱하는 장면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공동선이다.  이것은 학창 시절 접했던 변증법적 유물론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는다.  사회에 있어서 진리는 폴리스에 나가 함께 절대적인 목적(텔로스)을 추구하기 위해 서로 간에 논쟁을 거쳐 얻어가는 과정을 통해 구체화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논쟁은 지속적으로 실천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상기와 같이 책 전체에 나와 있는 세 가지 분배에 관한 입장을 살펴보았다.  본 내용을 토대로 아주 단순한 사례를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서울 주택가 근처에 정말로 쾌적하고 저렴하여 편리성이 높은 골프연습장이 생겼다고 치자. 실제 TV에서 봤던 사례를 필자가 약간 각색을 해보고자 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 연습장을 자주 가서 운동도 하고 도심 속 맑을 공기도 마시면서 그것을 즐길 것이며, 어떤 사람들은 골프공에 의한 소음에 많은 고통을 호소할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공리주의적 입장이라면, 양쪽 이견 집단의 행복을 수치화해서 사회 전체를 위해서 어떤 방향이 좋을지 결정해 보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방식은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에서 정말로 많이 사용하는 '합리적 의사결정'이라는 방법론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자유주의적 입장이라면, 골프 연습장이 정말로 꼭 있어야 하는지 근본적인 논리를 찾아가고자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동선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바라본다면, 골프 연습장에 모여 모두가 지속적인 토론을 하고 합의점을 거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누군가가 이사할 수도 있는 것이고, 골프장에 방음막을 설치할 수도 있고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서로 궁극적으로 의견에 방향성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책이었다.




저는 이 책을 2012년, 2013년, 2019년 3회 읽었습니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아리스토텔레스에 제안된 공동선이 좀 더 진화된 사회 구조에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세계에서는 '다수결'이 사회의 주요 의사 결정 기제로 작동할 것입니다.  세 번째 읽을 때는 다수가 원하는 사회의 구조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다수결도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칸트의 절대 보편적인 철학적 접근이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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