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영업관리자가 갖추어야할 덕목
앞서 영업관리 직무에 대해 간단히 말한 바 있다. 취업 설명회에서 해줄 법한 설명이었다면, 지금 이 글에서는 조금은 실질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웃기고, 그냥 내 생각)을 말해보고자 한다.
영업관리자는 유통업계(, 특히 다수의 지점을 운영하는 대형 유통사)에서 꽤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영업도 하고 관리도 해야 한다. 사실 '영업'의 영역은 조금 애매한 면이 있다. 직접 영업을 뛰러 다니는 일은 사실상 거의 없다. 물론 간혹은 있다. 보통 영업은, 우리 회사와 함께 일하는 '협력사'와 함께 한다. 협력사에서 우리 회사에 해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받아 오는 것이 이 직무 '영업' 부분의 핵심이다.
그래서 영업관리자는 주기적으로, 또는 필요 시에 각 협력사의 본사 담당자들에게 미팅 요청을 한다. 간단한 사안들(정기적인 판촉, 할인가 요청 등)은 전화로 해도 무방하지만, 큰 건들은 아무래도 현장에서 직접 이야기하는 편이다. 다행히 각 협력사의 담당자들 (이분들이야 말로 실질적인 영업을 하시는 분들이다.) 은 현장으로 출근하는 것이 본연의 일이기에 자주 백화점을 들어와 주신다.
처음 신입사원으로 발령 받아 맡게 된 역할은 한 지점의 건강기능식품과 주류 코너 영업관리자였다. 이 코너는 다른 식품 분야 (카페, 즉석식품, 베이커리, 식당 등) 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는데, 각 브랜드 매니저의 힘(입김)이 세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다른 식품군은 고객과 매니저가 직접 소통할 일이 적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어떤 식당에 들어가서 그 식당 점장님과 이야기하는 경우는, 우연히 점장님이 홀 서빙을 보다가 고객 테이블을 직접 응대하거나, 또는 컴플레인이 걸렸을 때 이에 대해 설명하고 사과하러 나오는 경우 뿐이다. 건강, 주류 코너는 매니저의 영업력이 곧 매출력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분들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내가 내 직무를 잘 해내려면, 다시 말해 내가 영업하고 관리해야할 대상은 각 협력사 본사가 아니라 현장에 있는 매니저들이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나 뿐만 아니라 누구나, 처음 회사에 입사할 때엔 자신감과 포부가 넘친다. 이전에 직장 생활은 해본 적 없지만 아르바이트, 교내외 활동, 군대 생활 등을 겪으면서 나름 내가, 소위 말해 일 잘하는 사람인 줄로 알고 있었다. 입사 직후 맡은 일을 해내는데 큰 어려움도 없었을 뿐더러 주위에서도 좋게 말해 주다 보니 (보통 신입사원에겐 이렇다할 피드백을 주지 않고 지켜보기 마련인 것을) 내가 회사생활도 역시나 잘 해내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입사한지 3개월 만에 2명의 여자 매니저님을 울리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