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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입자 가속기

<선진국의 과학 필수템/가속기와 입자물리학 연구>를 읽고

by 램즈이어

한 여름 폭염 속 계절학기에

배 교수님 물리학 강의를 들었어

많이들 지친 표정이지만 난 팥빙수 먹는 기분

네가 떠올라 달콤하고

네 마음을 생각하면 냉기가 슬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입자를 빠르게 가속해서

미시세계로 통하게 하는

입자가속기에 대한 내용이었어

그 시설은

작은 도시만큼 규모가 크고 투입 인력도 많다나

그래도 이렇게 보이는 마을이

보이지 않는 깊은 우주와 만나니

얼마나 놀라운 일이니?

나도 입자가속기가 되어

네 마음의 심연으로 들어갈 수만 있다면

주기율표 1번 수소에서 양성자를 분리해 물질에 충돌시키는

양성자 가속기

암세포 사살의 명사수 중입자 가속기

핵반응을 일으키고 새 희귀 동위원소를 발견하는

중이온가속기

내 몸에서도

수많은 핵반응이 일어나고

부정적인 생각들은 과감히 사살 중이야

마지막으로

전자를 가속해서 빛을 만드는 초고성능 거대 현미경

방사광가속기

태양 밝기 100억 배 빛도 만들고

수소 원자(H) 2개와 산소 원자(O) 1개가 결합, 물 분자(H2O)가 만들어지는

1/1,000조 초(펨토 초) 순간도 포착한대


네가 날 좋아했던

그 잠깐의 순간을 포착한 적이 있어

내 맘에서도 가끔은

커다란 빛이 터져 나와

세계 최초 입자가속기

사이클로트론은

우라늄-235 분리하고 플루토늄 발견케 해서

2차 세계대전을 끝내는 결정타가 되었지

나의 사이클로트론이

태어난 그날을 기억해

나도 그때 이 사랑 전쟁을 과감히

끝내야 했는데

유럽은 세계 최고 입자물리연구소 CERN 에서

대형 강입자 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를 운영

‘신의 입자’ 힉스 보손(Higgs boson)을 입증해서

미국을 제압했대

최근 미국은

페르미 국립연구소가 주도한 뮤온 g-2 실험으로

또 새로운 입자의 가능성을 열어

주도권을 되찾으려 하나 봐

미국보다도 유럽 보다도

더 대단한 입자 물리 연구소는

내 마음속에 있는데…

어마어마한 예산의

페르미연구소 설립자 로버트 윌슨은

청문회에 불려 와서

이 새로운 지식이 무슨 소용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서

당장, 산업에도 국가 안보에도 소용이 없고

오직 장기적인 관점에서만

국가의 명예와 관련이 있습니다고 답변했대

차가운 너를 향한 내 마음이

그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무슨 소용 있느냐고

사람들은 묻고 있지

나도 사랑을 위해

사랑의 명예를 위해

널 사랑해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는 어느 시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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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대웅 작가님의 <선진국의 과학 필수템/가속기와 입자물리학 연구>를 읽고 쓴 댓글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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