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나로아 화산에 올라
<온실효과와 기후변화의 과학>를 읽고
차가운 달빛에도 미미한 열이 있다
배 교수님은 이렇게 운을 떼셨어
얼음 같은 네 표정에서
온기를 찾으려 애쓰는
내 표정을 슬쩍 바라보며
온실효과와 기후변화에 대한 강의였지
이산화탄소가 육지의 복사열을 빼앗는 것은
분자가 크고 복잡해서
다양하게 운동을 하기 때문이래
네 마음 땅의 열을 조금씩 앗아간
우리 세계의 탄소는 무엇이었을까?
이산화탄소 농도가 두 배가 되면
지구 온도가 오~육도 올라간다는
아레니우스의 온실 효과를
소빙하기의 공포가 남아있던
19세기엔 바람직하게 보기도 했대
한동안 감을 못 잡고
어리석은 희망을 갖고 있던 나
플래스 왈
인간은 지구의 평균온도를 한 세기당 1.1도씩 올리고 있다
우리
파국의 온도는 하루에 1.1도씩 오르는 느낌
킬링 (Keeling)이 이산화탄소를 측정한
마우나로아 화산에 올라
지구에서 가장 청명한 그곳에서
너와 내 마음의 산소를 측정해 보자꾸나
47년간 연 2 피피엠씩 증가하는
킬링 곡선(Keeling's curve)은
죽음의 곡선 (killing curve)처럼 들리지만
우리의 곡선은
우여곡절 끝에
생(生)을 그려내지 않을까?
칵테일을 마시며
‘지구 온난화’를
호기심 거리로, 가십으로만 지껄이고 있으면
난데없이
기후라는 변덕스러운 야수가
인간을 덮치고 말거래
산성비, 오존층 파괴, 대기 오염
이 불편한 진실을
진지하게
마주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 사랑의 아픈 진실을
나도 담담히 수용해야겠지
인류의 디스토피아에
한 가닥 빛이 있다면
우리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대양이 얼마나 흡수할 것인가를
정확히 모른다는 것
그 불확실성이라고 하네
네 마음의 알 수 없는
난해함
그 불확실함에
나도 소망을 가져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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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대웅 작가님의 7월 5일 브런치 발행글 <예측을 빗나간 디스토피아/온실효과와 기후변화의 과학>을 읽고
지은 댓글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