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과 다림질

카로이 켈레멘의 <다림질하는 곰, 혹은 인생은 고달파>

by 램즈이어

친정어머니는 딸들에게 다림질 가르칠 짬이 없었다

뜨거운 김이 모락거리면

새댁 시절 짝사랑받던

어떤 장교 이야기 풀어놓느라

속 썩이는 남편 버리고

추억 속으로 도망가는 시간

시어머니도 며느리에게 다림질시킬 의향이 없었다

한 점 흠 없는 셔츠는

어머니의 자존심이자 자랑

칼 선 바지 선(線)은

떡 썰기로 아들 제압한 석봉 모(母)처럼

돈 버는 며느리 무찌르고도 남았다

어머니 떠나고

엉거주춤 다려진 와이셔츠

남편은 군소리 없이 걸치나

아들 녀석은 고개 갸우뚱

그 표정 속에

‘할머니는 주름 한 점 없었는데…’

유토피아를 찾아 크린토피아 기웃

비닐 펄럭이며 왔다 갔다

쪽 팔려서 그만

스탠드형 스팀다리미 검색

아서라 참아야 한다

빈 둥지 되어

몇 벌 안 되는 셔츠 가지고

푸지직

피어오르는 증기 앞에서

다림질과 구김질 반복 재생하며

진땀 나는 어느 워킹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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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EMEN Károly <Ironing Bear, or Life is Hard> 1985 캔버스에 아크릴, 헝가리 국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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