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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보며 시를 읊다 II
워킹맘과 다림질
카로이 켈레멘의 <다림질하는 곰, 혹은 인생은 고달파>
by
램즈이어
Dec 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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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어머니는 딸들에게 다림질 가르칠 짬이 없었다
뜨거운 김이 모락거리면
새댁 시절 짝사랑받던
어떤 장교 이야기 풀어놓느라
속 썩이는 남편 버리고
추억 속으로 도망가는 시간
시어머니도 며느리에게 다림질시킬 의향이 없었다
한 점 흠 없는 셔츠는
어머니의 자존심이자 자랑
칼 선 바지
선(線)은
떡 썰기로 아들 제압한 석봉 모(母)처럼
돈 버는 며느리 무찌르고도 남았다
어머니 떠나고
엉거주춤 다려진 와이셔츠
남편은 군소리 없이 걸치나
아들 녀석은 고개 갸우뚱
그 표정 속에
‘할머니는
주름 한 점 없었는데…’
유토피아를 찾아 크린토피아 기웃
비닐 펄럭이며 왔다
갔다
쪽 팔려서 그만
스탠드형
스팀다리미 검색
아서라 참아야 한다
빈 둥지 되어
몇 벌 안 되는 셔츠 가지고
푸지직
피어오르는 증기 앞에서
다림질과 구김질 반복 재생하며
진땀 나는 어느 워킹맘
---
KELEMEN Károly <Ironing Bear, or Life is Hard> 1985 캔버스에 아크릴, 헝가리 국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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