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운 작가님의 『인간 없는 전쟁』
베스트셀러를 내신 브런치 작가님들은 종종 책과 어우러진 강연을 하신다. 장소가 부산이나 대전, 서울의 저쪽 끝이면 마음이 열렬해도 그림의 떡이다. 그런데 이번처럼 우리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30-40분 거리에서 열리게 되면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라 강연회에서 오갈 이야기도 궁금했다.
더 큰 이유도 있다. 서프라이즈다. 깜짝 등장으로 작가님을 놀라게 해 드리고 싶었다. 생일 파티건, 소설 속의 반전이건, 서프라이즈는 밋밋한 삶 속의 고소한 깨소금이니까.
강서 도서관 지하 1층 시청각 실에서 열린 북토크는 초등학생부터 70 후반쯤 돼 보이는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로 꽉 찼다. 연휴 끝 토요일 오후 2시임에도 화끈한 열기다. 전쟁 이야기이기 때문인지 남녀 비율이 6:4 정도 되어 보였다.
교수라는 직업을 반영하듯 스피치는 거침이 없었다. 소리도 쩌렁쩌렁 파워가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작가님의 젊음 탓일까, 자신이 무척 좋아하는 주제여서 그럴까 잠시 헤아려 보았다. 90% 정도는 책의 복습이었는데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기만 했다.
## 1시간 작가님 강의 가운데 인상적인 문장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 마지막까지 제목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처음에는 ‘인간 없는 전쟁’의 제목이 좀 오버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AI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탈고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조만간 인간 없는 전쟁의 시대가 올 것도 같다.
* 전장(戰場)의 문법이 바뀌었다.
* 지금까지 전장에서 탑재된 AI는 챗 GPT, 제미나이, 클로드가 아니었다. 이 셋이 본격적으로 사용되어 자신들끼리 격돌한다면?
* AI의 등장은 막을 수 없다. 등장 이전의 사회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니 내가 어떻게 그 흐름을 타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AI를 많이 써보고(AI agent 까지도) 뉴스 변화를 예의 주시하자.
* 결국 AI 가 누구의 가치를 대변하는가? 의 문제가 될 것이다.
## 30분 질문시간에 오고 간 내용에서
1. 북한의 능력에 대한 문의에 대하여 (작가님 자신은 AI 전공이지 군사학 전공은 아니라 사견임을 강조하며)
“우리나라는 국방 인력 감소로 국방에 드론이나 AI 사용이 더 절실하다.
북한의 전체적인 국방력은 우리에게 뒤처진다. 하지만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점, 북한이 잃을 것이 없는데 비하여 우리는 잃을 것이 많은 점 등이 문제다."
2. 우리나라가 AI 3위에 도약하려는 정부의 비전에 대하여
“AI 주권확보에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일에 막대한 자금이 들기 때문에 1, 2위와 큰 차이가 나는 3위가 의의가 있나 회의하는 시각도 있다."
3. 우리나라 방산 스타트업의 현주소는?
“꽤 분발하고 있다. 골판지를 이용하여 드론을 만들려는 스타트업도 보았다.”
4. 회사에서 AI를 사용하는 중 짜증이 난다. 앞서 앞서 질문의 콘텍스트를 이해 못 하는(금세 잊는) 경우가 종종 생기니. NLM(Neural Language Model)의 한계에 대하여?
“이 결점도 점진적으로, 조만간 보완될 것이다.”
## 마치고
질문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무척 많았는데, 진행자는 칼 같이 시간을 엄수했다. (기타 교습반이 대기하고 있는 시청각실 장소 사용 때문인지)
책에 저자 사인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그 가운데는 초등 여학생 두 명이 있었는데, 함께 포즈도 취하며 최 교수님의 다정한 관심과 격려를 받았다. 나도 작가님과 나란히 한 컷 찍고 싶었으나 이 나이에 사진은 늘 후회를 남기는지라 꼭꼭 참았다.
AI의 트렌드도 배우고 북토크의 분위기도 접하며,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