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동심을 갖으라 하지만
이게 어디 쉬운가?
하지만 딱 한 군데
저절로 아이로 돌아가는 곳이 있다
대통령이나 장군이나 똑 같이
힘없는 어린아이가 되는 곳
겁에 질려
콩알만 한 간(肝)으로 의자에 누우면
군소리가 통하지 않는다
얌전히 있을 수밖에
휙 휘장이 쳐지고
이내 깜깜한 어둠 속으로
아 하세요. 더 크게
아~
고분고분
명령에 순종해야 한다
그런데
느닷없이 예상을 초월하는
거친 공격들
앗! 이게 뭐지?
설명을 요구할 수가 없다
이미 말할 수 있는 장기(臟器)가 점령되다
쉭 쉭 드르륵 드르륵 치이익
쉴 새 없는 물 폭탄
날선 귀멸의 칼날
소름 끼치는 드릴링
둔탁한 무쇠의 돌진
튀는 피
일방적으로 당하는
항거할 수 없는 수세(守勢)
꺅, 아얏!
옆 참호의 비명까지
좀 쉬어가며 하자
애걸도 못하고
왼손 들어
백기 투항 할까 말까
에라 모르겠다
자포자기성 체념으로
숨죽이고 있을 때
돌연 광명이 비춘다
헹구세요
빛 한가운데 나타나시는
한없이 따스한
대장의 얼굴
괜찮으셨어요?
적이 아니었다고 한다
진짜 적 나쁜 녀석을 죽이려고
고통을 줄수 밖에 없었다고
이중간첩 영화에서
괴롭히고 공격했던 이가 뜻밖에 한편이었다는
반전과 비슷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가슴은 한참 기다려야 하는
얼얼함으로
문을 나서며
마음을 다독인다
그들은 우리 편
착한
아군이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