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좀 짱인 듯
브런치 작가 합격 메일을 받고 나서 두어달 정도 글 발행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세상에 내어놓기 부끄러운 글을 과연 서랍속에서 꺼낼 수 있을까.. 내 마음을 알았다는 듯이 브런치에서는 용기를 내서 글을 발행하라고 알림을 지속적으로 보내주더군요. 갈팡질팡 하던 한 두달동안 뱃속에 숙변 처럼 뭔가 처리하지 못한 찝찝함을 안고 있었습니다.
9월말, 다음달에 꼭 해야할 일에 브런치 라고 써놓고도 고민에 고민을 하고 난 후에야 10월에 첫 글을 올렸습니다. 첫 라이킷, 첫 댓글 정말이지 경이로운 경험이었어요. 저의 시덥지 않은 글에 보여주시는 관심이 퇴사 후 땅 속 깊숙히 처박힌 흙투성이 자존감 위에 흙을 털어내주셨습니다. 네! 바로 작가님들께서요.
일주일에 두편씩은 글을 쓰고 올려야겠다 다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걸 올려도 될까. 하는 마음에 썼다 지웠다를 반복합니다. 오늘은 꼭 써야지 하고 노트북앞에 앉았지만 어떻게 풀어내야 내 마음이 전달될까 하여 시작을 못하고 있는 못난이 입니다. 사실 필명 '작가 나부랭이 그까짓'은 제 마음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이에요. 제가 구독중인 작가님들의 알림이 올때마다 '아니 이 좋은 글은 어떻게 쓰는 거지?????? , 아니 이 짧은 기간에 다음글이 어떻게 나오지???' 하고 놀라다가 또 부담감에 마음이 쫓깁니다. 이참에 말씀드리지만 작가님들은 대단한 내공을 가진 분들이십니다.
브런치를 탐방하다보니 전혀 모르던 분야의 전문지식도 알게 되고, 사진이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 양육자로서 아이를 향한 다른 시선, 압축된 정갈한 시, 자서전과 같이 위트있고 사람을 당기는 매력이 있는 글등... 매번 읽을 때마다 댓글을 달 수 밖에 없는 여러 작가님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이 있는지 몰랐는데 즐거운 경험이에요. 앞으로도 성실하게 써보겠습니다. 함께 해주시는 작가님들, 오늘도 머리를 쥐어짜고 계시는 작가님들 모두모두 오늘 하루 평안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