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국모국경 Jun 06. 2023

오늘 아침 5번째의 행복을 가지는 중

오늘 아침 벌써 5번째의 행복을 소유한다.


첫 번째 행복은 4시에 알람 소리에 깨어난 것이다.

해가 뜨려면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아 있다.

평소에는 5시 해가 날 깨워야만 일어나는데 오늘은 내가 먼저 일어나 새벽을 기다려 줄 수 있었다.


두 번째 행복은 4시 10분에 찾아왔다.

물 한 잔 마시고 시작한 일본어 듣기가 다른 날 보다 좀 더 잘 들렸고 그래서 포기한 꿈을 다시 꿈꿔 보는 상상을 가져봤고 상상은 언제나 그러하듯 나의 기분을 들뜨게 했다.

그리고 6시쯤인가 현충일을 알리는 글이 브런치에 올라왔다 '주권'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리고 달지도 않을 댓글을 혼자 머리로만 썼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까지 인용하면서...


세 번째 행복은 9시에 이루어졌다.

양쪽 트임이 허벅지까지 올라온 조금은 심한~ 살짝 야해 보일 수도 있는~ 그래서 휴일에만, 나를 위해 입어보는 아이보리 원피스를 입고 오픈런 빵을 사러 갔다.

다행히 난 13번째 대기자였고 우유식빵, 올리브 푸카스, 프랑스 바게트까지 모두 다 구매할 수 있었다.

사워도우빵(천연 발효종을 사용해서 만든 빵)이 나오지 않는 날이라 2%의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대로 충분했다. ^^

계산하고 빵가게를 나오는데 아직도 빵을 사기 위한 대기줄이 ~~~ 곧 빵이 떨어질 텐데 기다려도 빵을 못 먹을 텐데 또 오지랖이 발동을 하여 내 손에 든 걸 한 봉지 정도는 나눠주고 싶었지만 이상한 여자 취급당할까 참았다.


네 번째 행복은...

어쩌면 네 번째 행복 때문에 오늘 이 아침이 행복했다는 걸 인식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인 나의 기분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세상 유일한 사람, 나의 아들들.

빵 봉지를 들고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서자마자 아들이 반갑다는 듯이  "엄마 지금 학원가자" 했다.

휴일이라 학원도 쉬고 아들도 당연히 늦잠을 잘 것이라 생각했다.

중간고사를 망친(?) 둘째이자 막내는 6월 모의고사에서 다시 용기를 얻었는지 잠시 주짓수를 멈추고 기말고사를 준비하겠다 한다. 학원 샘은 이 기특한(?) 학생을 기꺼이 도와준다. ^^

게으를 때 게으를 줄 알고 움직일 때 움직일 줄 아는, 가르쳐주지 않아도 그 어떤 성적에도 기죽지 않는,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행동하는 아들이라 '이만하면 됐다'라는 엄마 혼자의 만족감에 중간고사 성적표 앞에서 보인 한 숨은 어느새 사라지고 적어도  순간만큼은 세상 가지고 싶은 것도 부러운 것도 없었다. 가끔 난 내가 아메바 같다. 너무 단순한 엄마라서.


오늘 아침 내가 맞이한

마지막 다섯 번째 행복은 언제나 진리인 커피와 소금초콜릿이다.

아들이 학원에 가 있는 시간, 그 대기 시간이 나에겐 최고의 시간이다.

무조건 단골 카페로 간다. 단골 카페는 커피를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내가 어떤 커피를 마시는지 안다.

6월이 왔다 해도 아이스를 마시는 법이 없다. 무조건 뜨거운 카푸치노를 마신다.  

그것도 우유거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나몬 가루를 듬뿍 얹은 카푸치노다.

숟가락으로 우유거품과 시나몬가루를 함께 떠서 한 입 넣고 소금 초콜릿까지 하나 까먹고 나면 ~~~~~~

이렇게 주체할 수 없는 행복감이 가득해서~~~  브런치에 글을 남기게 한다.



11시 21분 아직도 오전이다.


오늘은 잠들기 전

오늘의 행복 개수를 세어 보아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잘하고 + 좋아하는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