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와 듣기, 쓰기와 읽기
유시민 작가는 한 강연에서 '독서와 글쓰기'말고 다른 공부 방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당황스럽네요. 하지만 이것은 정답이 있는 문제라서 저도 대답할 수 있습니다. 답을 아실 겁니다. 경험, 체험이죠.'
공부방법을 알려주세요?
누군가 오늘, 나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면
나는 읽기(독서)와 쓰기 이전에 '듣기와 말하기'라고 답했을 것이다.
요즘 부쩍 '어렵다' 느끼는 것이 '말하기'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업무지시 형태의 말하기다.
1. 지시를 했는데 들은 적 없다고 이야기하거나
2. A라고 지시했는데 B라고 듣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런 경우 처음엔 당황하지만 결국 내가 부정확한 표현을 한 것은 아닌지 나를 의심하게 된다.
이런 날이면 집에 돌아와 책을 펼친다. 어휘력 향상을 위한 독서를 하는 것이다.
51살인 나는 기억력이 감퇴하는지 두세 번 읽어도 책에 그어 둔 밑줄의 흔적 없이는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기억조차 못하면서도 그래도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위로하며 한 단어라도 더 기억하려고 단어에 의미를 만들어가면 읽는다.
결국 내게 공부는. 공부방법은.
매 순간 마주하는 생활 속에 있는 것이다.
유시민 작가가 말한 경험 또한 특별한 경험만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오늘의 나처럼 일상에서 특별히 느껴져 온 감정들이,
그것이 부끄러움이든 답답함이든 억울함이든 분노든 그 감정들이 소재가 되어 공부하게 한 삶이 경험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아끼던 후배와 소통(말하기와 듣기)이 잘 되지 않았던 오늘.
사랑하는 내 아들들과 소통이 잘 되지 않았던 날 만큼이나 아파서... 책을 읽다 쓴다.
쓰면서 또 마음을 읽어본다.
<말하기와 듣기>의 하루가 <쓰기와 읽기>가 되어버린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