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가 저물어 갑니다. 어둑해진 방에 불을 켜고 창밖을 바라보니, 안산 너머로 기울어지는 저 해는 내일 아침 한강 너머 롯데월드 쪽 하늘에서 다시 솟아오르겠지요.
지는 해를 바라보며 한 해의 장면들이 파워포인트 화면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학기 초에 겪었던 일들은 분노를 넘어 슬픔으로 남았고, 테니스장에서 파워와 스피드가 예전 같지 않아도 젊은 이들의 투정 섞인 말들을 묵묵히 견디며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또 어른들이 한 분 두 분 떠나실 때마다 그리움이 깊어져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기쁨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큰 병에서 ‘완치’ 판정을 받았고, 남다른 식사 방법까지 세심하게 챙기며 곁을 지켜 준 아내 덕분에 체력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정년퇴직 이후에도 여기저기에서 불러 주셔서 강의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 또한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내일은 2026년의 첫 해맞이입니다. 휴대폰에는 새해 인사 문자가 순식간에 쌓여 갑니다. 이제는 막걸리 한 사발도 함께하기 어려운 처지가 되어 외롭고 힘들 때도 있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새해를 맞이하려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복’은 오복(五福)이라 하여 수(壽)·부(富)·강녕(康寧)·유호덕(攸好德)·고종명(考終命) 다섯 가지로 설명하지요. 오래 살고(수), 넉넉하게 살며(부),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강녕), 덕을 즐겨 지키고(유호덕), 제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마무리하는 것(고종명)입니다. 소설에도 시작과 끝이 있듯, 삶에도 품격 있는 전개와 따뜻한 결말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2026년에는 건강과 넉넉함이 함께하시고, 늘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서기주 문안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