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연육교, 영종-청라

by 소설가 서기주


남자는 아내와 함께 새로 개통한 인천 제3연육교에 다녀왔다. 바다는 넓고 평평하게 펼쳐져 있었고, 그 위를 가로지르며 다리는 길게 몸을 뻗고 있었다. 인천 제3연육교는 물 위에 놓인 하나의 선이 아니라, 하늘과 바다 사이에 팽팽하게 당겨진 구조물처럼 보였다. 두 개의 흰 주탑은 단정하게 서서 케이블을 거느리고 있었고, 그 선들은 바람을 가르며 질서 정연하게 아래로 내려왔다.


인천공항이 자리한 영종용유도는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큰 섬이다. 이곳에는 2000년 인천공항 개항과 함께 제1연육교가 놓였고, 이번에 제3연육교가 새로 개통되었다.

남자는 이곳에서 21세기를 맞이했다. 공항에서 경무계장과 외사계장을 거치며 10여 년 동안 항공보안 분야에 종사했다. 그 시절 인천공항은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성장했고, 그는 그 과정 속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공무원 교육기관 교수로 임용되었다.


그러나 그때의 시간은 늘 두려움과 함께였다. 주어진 업무에서 조금이라도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받으면 언제든 인사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빛 좋은 개살구처럼 겉모습만 번듯한 직책이었지만, 꼭두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입출국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미리 준비하고 묵묵히 기다리는 것이었다. 지극히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였으나,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일로 여겨졌다.


그 시절 남자는 남달랐다. 누구나 긴장 속에서 치밀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그는 매일 반복되는 기다림을 견디는 방식이 달랐다. 수불석권, 손에 작은 책 한 권만 있으면 항공기 도착이 지연되더라도, 퇴근 시간이 아무리 늦어져도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간은 그의 것이었고, 작은 즐거움이 되었다. 그런 성격 덕분에 그는 10여 년 동안 장기 근속자로 기록되었다.


남자는 젊은 시절의 기억이 겹겹이 쌓인 영종용유도에 또 하나의 연육교가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아내와 함께 다시 찾았다. 스물다섯, 스물여섯 해 전에도 즐겨 먹던 해물칼국수를 먹었고, 겨울바다를 바라보며 카페라떼를 마셨다. 어촌마을 포구에서는 바닷바람에 말린 생선을 사 와 저녁 밥상에 올렸다. 다리는 새로 놓였지만, 기억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