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철봉을 한다.
한 시간씩 걷기 운동을 하는데, 그 마지막 코스로 철봉에 매달리기를 3-4번씩 한다. 어렸을 적에는 철봉에 몸을 올려 빙글빙글 돌기도 했었는데 어느새 철봉은 낯선 게 되어버렸다.
처음 철봉에 매달렸을 때, 3초였을까? 거의 매달리자마자 떨어졌다. 재난영화를 보면 절체절명의 순간 절벽 같은 데서 손으로 맞잡고 있는 클리셰한 장면들이 꼭 있는데, 내가 재난영화에 나온다면 3초 컷이겠군- 싶었다. 뭐라 말 한마디 못 하고 떨어져 죽겠는걸.
신기한 게 하루하루 몇 번 더 하니까 3초보다는 조금 길게 매달릴 수 있게 되었다. -당연한 일일까? 하지만 신기하다.- 이제는 관대하게 봐줘서 10초 정도 매달릴 수 있는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정말 고마웠고, 죽기 싫다. 살아남아!’ 정도 말하고 떨어질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