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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트립 Oct 31. 2022

청송은 절경을 숨겨놓지 않아요

청송 한달살러가 골라주는 청송 특급 여행지

퇴직 후 '한달살기 전국일주' 중입니다. 한달살이와 여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제 고인이 되셨지만 전국노래자랑의 송해씨가 생전에 자신의 노익장의 비결이 BMW를 타고 다니기 때문이라고 인터뷰한 걸 본 적이 있다. BMW가 Bus Metro Walking의 약자라는 건 웬만하면 안다. 난이도를 조금 높여 보겠다. "경북의 3대 오지 BYC를 아시나요?" 대구경북사람인 나도 맞추지 못했다. B는 봉화, Y는 영양, C는 지금 내가 사는 곳, 청송이라고 한다.


오지란 말이 무색하게 대구에서 차로 1시간 반이면 청송에 닿는다. 청송에 들어서면 산이 깊고 민가가 드물다. 시야의 한쪽은 산이요 다른 쪽은 사과다. 잘 닦인 도로에 차도 드물고 사람도 드문 곳에 산과 사과밭만 끝없이 이어진다. 이래서 '오지'라 하는구나 싶다.


청송이라고 하면 외지 사람들은 '청송 주왕산'을 말한다. 주왕산은 단풍이 곱기도 하지만 친절하게도 산 초입에 협곡과 단풍 절경이 모여 있어 땀 흘리지 않고 '살방살방 단풍놀이'가 가능다. 주왕산 자락인 '절골' 또한 단풍철에는 따로 예약해야만 탐방이 가능한 명소이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 때문에 뜬 '주산지' 또한 송 관광객이라면 필수로 들르는 곳이다.


20년 전부터 청송과 인연을 맺었고 오늘자로 청송 한달살기를 마친 내게, 누가 청송 여행지를 물어 온다면? 전 국민이 다 아는, 단풍철이면 관광버스가 미어터지는 '주왕산'과 '주산지' 외에 '맑고 고요한 청송'의 진면목 담은 특급 드릴 수 있다.


청송 여행 코스1 : 신성계곡 녹색길과 만휴정(대사리에서 만휴정은 안동에 소속, 녹색길은 아님)
방호정 - 신성리 공룡발자국 - 만안자암단애 - 백석탄 - 대사리(안동) - 묵계서원/보백당종택(안동) - 만휴정(안동)

방호정에서 대사리까지 '신성계곡 녹색길'로 조성되어 있다. '지자체에서 만들어 놓은 길은 믿고 걸으면 된다'가 나의 여행 원칙이다. 물길 따라 사과밭 이를 지나고 징검다리도 건너 대사리까지 걸어보라. 차로 세웠다 가기를 반복해도 된다. 대사리에서 차로 20분이면, '미스터 선샤인' 사명소인 만휴정까지 닿는다. 장담컨대 이들 지점을 따라가다 보면 이름 없는 곳의 경치조차 수시로 발길을 멈추게 하리니  '진도'가 잘 나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신성계곡 녹색길을 걷는다. 징검다리 건너, 사과밭 지나.


위치가 단풍 명당, 방호정


화강암 붉은 절벽, 만안자암 단애


화강암 흰돌이 흐르는 강, 백석탄(고와리 소재)

※ 여행 팁 : 식당, 카페, 가게 하나 없는 지극히 무해한 길이므로 간식 준비가 필요함. 방호정에서 대사리 방향으로 여행하길 추천, 10월 셋째 넷째 주가 여행 적기임.


청송 여행 코스2 : 얼음골과 옥계계곡
구천숲 - 병암화강암단애 - 병암서원 - 얼음골 - 옥계계곡(영덕)

구천숲에 주차를 하고 병암단애와 병암서원까지 갔다가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기를 추천한다. 수직 절벽 병암단애는 닮은꼴 경치인 만안자암단애와 비교해보면 재미있다. 차를 몰아 얼음골에 가서 '자연 절벽' 사이로 흐르는 '인공 폭포수'를 본 후 곧장 가면 영덕의 옥계계곡과 만난다. 얼음골에서 옥계계곡까지가 선경(仙景)의 연속이다. 절경에 취할 각오만 하면 된다.


병암단애
얼음골. 폭포물은 인공임.
이 세상 경치가 아님. 옥계계곡(영덕)

※ 여행 팁 : 내가 가본 청송 카페 중 가장 세련된 카페 '키카보니'가 얼음골 빙벽 앞에 있음. 절벽과 폭포 조망


청송 여행 코스3 : 청송읍과 덕천마을의 송소고택
찬경루/운봉관(청송읍) - 망미루(청송읍) - 덕천마을 송소고택/송정고택/초전고택/창실고택

시간이 없다면 딱 한 군데 송소고택에만 가도 좋다. 200년 넘게 만석군 집안인 청송심씨의 99칸 집 송소고택경복궁을 지은 최고 기술자를 데려다가 13년에 걸쳐 지은 집이라고 한다. 액운을 막아준다는 기와 '망와'와 지붕 네 모서리 귀퉁이에 내려 단 '서래 기와'도 꼭 찾아보기 바란다. 해설사 방을 하면 고택을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송소고택에서 망와와 서래 기와를 찾아보았다.

※ 여행 팁 : 강변식당(청송읍), 심부자식당(송소고택 앞), 고택 해설 탐방은 청송군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 송소고택 숙박도 추천함.


청송에서는 청정 절경들이 절대로 숨어있지 않다. 보란 듯이 국도변 곳곳에 대놓고 널려 있는 곳이다. 감탄하다 차 세울 타이밍을 순간 놓치고 가다 보면 방금 지나친 풍경보다 더 멋진 경치가 또 나타나를 반복해서 놀랄 것이다. 외지인들에게 간곡히 부탁다. 기왕 맘먹고 청송까지 왔다면, 주왕산과 주산지만 가지 말고 '방호정에서 대사리까지' 꼭 가보길 권한다.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청송은 절경을 숨겨놓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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