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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트립 Oct 14. 2022

부산여행과 사문진 100대 피아노 공연

부산 한달살기 후기

퇴직 후 '한달살기 전국일주' 중입니다. 한달살이와 여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애초 계획과 달리 부산에서 한 달을 더 지내게 되었다. 3월의 부산은 첫 한달살기 여행지라 모든 게 어설펐다. 그래도 모든 게 설레었다. 이도시 저도시 돌면서 여행살기를 하다가 6개월 만에 다시 부산에 오니 마치 제2의 고향에 온 듯, 부산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안다는 건 익숙하다는 걸 의미하고 이토록 안정감을 주는 것인 지 예전엔 몰랐다. 사실 내가 아는 부산은 부산의 지하철 방향, 걸었던 부산의 몇몇 거리와 해안길, 한 달간 살았던 동네 지리 정도에 불과했지만 부산은 이미 내가 오래 살았던 도시처럼 친숙하게 여겨졌다.


3월 여행이 '부산 맛보기 여행'이라면,  다시 찾은 부산 여행은 '심화 여행'이 되었다. 스스로 중급 여행자라 여기고 첫 여행에서 아쉬웠던 곳을 다시 찾거나 내 관심사대로 테마를 만들어 돌아다녔다. 그 테마는 바로 '부산의 근대 읽기'였다.


부산 두 번째 '한달살기', 어디를 다녔나?
 < 일제강점기와 근대와 관련된 곳을 찾아다님 >
1) 잘 보존된 부산의 적산가옥들 : 문화공감 수정(옛 정란각, 수정동 일본식가옥), 초량1941, 다나카주택(일맥문화재단-초량동 일본식가옥)
2) 강서구 대저동의 적산가옥 : 양덕운씨 가옥, 낙동강칠백리식당 외, 대저 수로, 녹동배수장
3) 근대 흔적 찾기를 위해 방문한 곳 : 옛 백제병원, 한성은행(청자빌딩), 부산기상대(복병산)
4) 근대기 마을 : 초량동 일대 일본식 가옥 찾아보기, 초량동 매축지마을, 우암동 소막마을,
5) 부산 시내 외 : 기장군 일광광산마을, 진해 근대 골목(일본인 가옥, 장옥 거리외)
< 기타 >
6) 낙동생태공원 걷기 :구포~물금
7) 금정산성, 구포시장, 물금시장
8) 영화의 전당 스페인영화제 관람, 부산박물관, 화명도서관, 만덕도서관(다큐멘터리 영화 강좌) 이용


일광(닛코)광산의 조선인 강제노동현장. 스미모토광업주식회사의 일본인 관리자 청사(일본식 가옥)


대저의 적산가옥, 양덕운씨 가옥(강서구 공항로 1309번길 96-15)


대저의 적산가옥, 옛 낙동강 칠백리 식당(강서구 공항로 1347번길 36)


용두산공원의 팔각정이 일제강점기 때 용두산 신사가 있었던 위치라고 한다.(오른쪽 사진 출처: 용두산공원 담벼락)


부산 한달살기 경비 정리(2인, 28일 기준)
숙박         20만(지인의 아파트를 빌려 관리비만 납부하고 지냄)
식비        146만
교통비       25만
기타            6만
================
              197만   
% 숙박비가 적게 들어 전체 경비가 절감됨.


첫 부산 한달살기 때는 해파랑길과 남파랑길, 산복마을과 원도심을 쉬지 않고 돌아다녔다. 이번에는 생활 여행을 했다. 화명동 도서관을 일주일에 이틀은 다녔고 낙동강 걷기 길도 자주 걸었다.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웨덴 영화제를 찾아 종일 영화를 보는가 하면 음악도 가고 강좌도 들었다. 부산한 달 시민으로 살아본 셈이다.


부산 여행을 마치고 월말에 대구 집으로 왔다. 마침 대구 달성군 사문진 나루터에서 피아노 100대 공연이 있어 이틀 내내 참가했다. 사문진이 우리나라 최초로 피아노가 들어온 곳이라는데 착안해서 어느 해부터인가 피아노 공연을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가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그 피아노의 주인이 바로 부산 초량교회에서 시무했던 사보담(리차드 사이드 보텀)목사와 그 부인이었다.


피아노를 옮기는 데 사용된 상여(왼) & 사문진에서 대구 종로까지 피아노를 옮기는 모습(오) (사진 출처 : 부산근대역사관, 부산세관박물관, 참고-부산항 이야기(이용득))


부산 초량교회 담벼락에서 사보담목사 사진을 봤고 부산박물관에서 피아노를 상여 가마에 메고 옮기는 그림을 본 터라 마치 내가 사보담목사 부부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라도 되는 양 '사문진'이란 장소가 의미 있게 다가왔다. 미국으로부터 긴긴 바닷길을 거쳐 피아노가 상륙했던 사문진으로 달려가 낙동강 물결 위로 울려 퍼지는 피아노 소리가 듣고 싶어졌다.


노을 진 사문진 나루터와 무대 위의 피아노 100대 


100명의 피아노, 100명의 피아니스트와 함께 한 공연


결국 부산 여행의 연장 느낌으로 대구 달성의 사문진 공연에 가게 되었다. 노을 진 낙동강변에서 100대의 피아노가 동시에 연주되는 포먼스장관이었다. 이렇게 여행은 내 삶으로 들어왔다. 행 덕분에 내 일상의 품격이 더 높아졌다.



※ 참고

1) 일광광산마을 : 부산 기장군 일광읍 달음길 43-28

2) 대저의 적산가옥, 양덕운씨 가옥(강서구 공항로 1309번길 96-15)

3) 대저의 적산가옥, 옛 낙동강 칠백리 식당(강서구 공항로 1347번길 36)


% 대문 사진 출처 : 부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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