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는 마음

힘주고 살 필요 없다! #20대워킹맘 #임신일기

by NOEY


다행히도 입원은 길어지지 않았고, 집에서 고요히 보내는 하루가 다시 시작되었다.

역시 모든 건 잃어봐야만 아는 것인지 답답한 병원에서 보낸 2박 3일은 집의 아늑함을 한껏 깨닫게 했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또 시간을 보내볼까 고민하던 참에 전화가 걸려왔다.

휴대폰 화면에 뜬 건 그간 안부를 전하지 못한 반가운 친구의 이름이었다.

하루에도 수없이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오는 AE로 일하며 콜포비아와는 거리가 멀어졌는데, 휴직 이후 가족 이외의 지인으로부터 온 전화는 오랜만이라 새삼스럽게 조금 긴장이 되기도 했다.


입원 소식을 듣고 걱정되는 마음에 안부 연락을 해야지 싶었는데, 마침 회사를 쉬는 날이 되어 내 생각이 났다고 한다. 걱정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 에너지와 힘을 요하는지 알기에 고마웠다.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요즘의 우리에게 내가 아닌 누군가를 걱정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길어진 만남 주기에 미처 업데이트하지 못한 본인의 근황도 들려주었다. 주변 지인들 중 손에 꼽도록 재미있게 사는 친구라 만날 때마다 이야기를 듣는 게 즐거웠는데, 전화로 듣는 새로운 근황도 여전했다. 그동안 천천히 흐르는 내 시간 속에 살다가 오랜만에 제 속도로 흐르는 바깥의 시간에 올라탄 느낌이었다.


별 것 없는 나의 근황을 답하며 이렇게 얘기했다.

"일단 남은 기간 잘 버텨봐야지. 복직도 빨리 하고 싶고."


그런 나에게 친구는 일부러 더 강해지려 할 필요 없다고 했다. 아기를 지키고 싶은 마음도, 일하는 나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좋지만 당장의 건강과 마음을 우선하여 지키라는 말이었다. 어쩌면 퇴원 직후의 친구에게 건네는 뻔한 걱정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꽤 긴 시간 동안 나의 성향과 생각들을 많이 공유해 온 친구였기에 그 말이 마냥 뻔한 조언으로 들리지 않았다.


맞다. 지금은 그냥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에게 조금 더 집중해도 되는 (아마도) 유일한 순간이다.

아기를 기다리는 지금을 버티는 하루하루가 아니라, 그냥 순간순간의 감정과 상태를 받아들이면서 몸에 힘을 빼고 지내도 되는 시간인 거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어느새 또 새로운 내가 되겠지!


잊지 않고 나의 안부를 물어주는 이들에게 참 고마운 요즘이다. 나도 자주 안부를 묻는 사람이 되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