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주 초산모 조기수축 입원기 (1)
지난 검진 때 다행히 경부길이가 조금이나마 길어진 덕분에 2주 만의 검진이었다.
기분 탓인지 자기 전을 제외하면 배뭉침 횟수도 줄어든 것 같았고, 근래에 컨디션이 꽤 올라온 듯해 남은 임신 기간의 로망을 펼쳐봐도 되지 않을까 싶던 와중이었다. 평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본 초음파 검사에서 마주한 경부길이는 1.9~2.1cm. (보통 3번 측정해 가장 짧은 길이를 기준으로 본다)
처음 입원을 권고받았던 때가 2.4cm였으니 2.7cm로 늘어나 안심했던 게 무색하게 한참 더 짧아진 상태였다. 지난 2주를 돌아보면 빠질 수 없었던 절친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하루를 제외하곤 나름 안정을 취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은 억울하기도 했다. 엄마로서 한참 미숙한 생각이지만, 매번 머리를 아래로 한 같은 자세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아기가 조금은 밉기도 했다. 아기의 자세와 미는 힘으로 경부가 짧아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하셨지만 그냥 모든 게 아쉬웠던 당시의 마음이다.
오전 10시의 검진 이후 입원까지 약 5시간의 유예시간이 주어졌다.
일단 집으로 가 짐을 간단히 챙기고, 혹여나 출산 전 마지막 외식이 될지 모를 점심식사도 했다. 출산가방을 미리 챙겨두면 아기가 빨리 나온다는 임산부 사이 미신에 미처 닫지 못한 캐리어가 마음에 걸렸다.
산부인과 외래가 주로 평일 오전 시간에 있어 대부분은 엄마와 동행한다. 오늘은 검진 결과가 괜찮으면 병원 옆 쇼핑몰에 잠깐 들러 기분전환이나 하자 싶었던 둘만의 비밀 계획이 어그러져 더욱 서럽기도 했다. 눈 감았다 뜨면 금세 돌아오는 검진 주기에 남편이 항상 동행하지 못하는 것을 서운해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상주 보호자 1인 외에는 병실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남편과의 갑작스러운 생이별을 생각하니 눈물도 찔끔 났다. 아기가 나오기 전 둘만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하루하루가 아까운데 이게 무슨 낭패냐 싶었다.
그리고 오후 3시, 입원을 했다.
걱정과는 달리 병실에 금방 적응했다. 지난 7월 혈복강으로 입원했을 당시와 같은 병실이다. 심지어 창문도 보이지 않아 바깥 상황을 전혀 알 수 없는 안쪽 침대인 것까지 완벽히 같은 곳이다. 병실에 들어오자마자 첫 태동검사를 진행했고, 다행히도 아직은 수축이 크게 잡히지 않아 하루를 더 지켜보기로 했다.
보통 주기적인 수축이 잡히면 라보파나 트랙토실이라는 약물을 투여받게 되는데, 부작용과 비용 부담이 꽤 상당하다고 한다. 이미 조기수축으로 입원한 산모들의 경험담을 수십 개는 읽었는데, 약물을 다는 순간 반동수축이 생길 가능성이 커서 대부분 장기입원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가끔은 많이 아는 게 독이 되기도 하니, 평균적인 확률보다는 나의 경험담을 만들어보기로 한다.
32주 2일 차, 아기는 1.8kg가 되었다.
목표로 한 37주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반.
이 입원기가 과연 장기전이 될지, 남은 임신 기간을 좀 더 조심히 보내라는 짧은 협박의 시간이 될지 모르겠지만 당장은 피할 수 없다면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 애쓰는 중이다. 임신 참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