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였다
오랜만에 메일함을 체크했더니 영국대학 입시 관련 메일이 와있다. 작년 이맘때 어떻게 해야 하나 이리저리 알아본 곳에서 메일이 온 것 같았다. 8월 15일 전후해서 A level 결과가 나오고 Clearing 신청을 해야 되는 시기로 올해도 그 시즌이 돌아온 것이다. A level 결과를 예상대로 받은 사람을 오퍼 받고 최종 적으로 선택한 2군데 중 원하는 곳에 가면 될 거고 만약 예상과 다르게 결과가 나왔으면 Clearing을 찾아보아야 할지 Resit을 해야 할지 여러 가지 고민이 될 것이다.
아~딱 1년 전이다. 잊고 있었는데 메일을 받고 작년이 생각났다. 당연히 합격할 것으로 생각하고 오히려 Gap year를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던 차에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고 멍하니 있다가 절망과 배신감이 파도처럼 밀려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안 나오던 그때다. 성적이 예상했던 대로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아이에게 물어보니, 본인은 첫 번째 시험은 망쳤지만 이때까지 A*가 안 나온 적이 없어고 나머지를 시험들은 그럭저럭 잘 봐서 A는 받을 거라 생각했단다. 게다가 성적을 빨리 확인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성적이 나오고 며칠 뒤에 확인을 했고 부랴부랴 Imperial에 Appeal메일을 보냈더니 'It is now too late to do so'라는 답이 왔고 Clearing이란 제도를 알아보고 이리저리 뒤져보니 당연히 원하는 학교는 없었고. 그나마 브리스톨에서 합격했다고 오라고 하는데도 아이는 싫다고 하고... 어떻게 해야 하나 며칠을 인터넷을 뒤지며 한 가닥 희망이라도 있을까 알아보던 그 막막했던 때가 기억이 난다, 그 패닉의 시기가.
올해도 나 같은 처지에 놓여있는 누군가는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기쁨의 눈물을 누군가는 슬픔의 눈물을 또 누군가는 후회와 원망과 분노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원망하고 자신의 판단을 후회하는 건 잠시만 하고(전혀 안 할 수 없다. 그때로 돌아가면 나도 다시 원망하고 후회를 할 것 같다) 빨리 다음 계획을 세우는데 집중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래야 더 깊고 어두운 곳에 갇히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고 천천히 나마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 와서 돌아보니 그 깊은 암흑의 시기를 어떻게 견뎌냈나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다 지나간다고,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긍정적인 마음을 다잡으며 잘 버티고 있으면 언젠가는 웃으며 뒤돌아 볼 시기가 올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바닥을 쳐본 사람만이 그 깊은 수렁에 빠진 기분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겠지만 명심하자. 이 또한 지나간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