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사람

by 유이

가을이었다.

아주 춥지는 않았지만 쌀쌀한 계절이었다.

며칠 뒤에 만나기로 한 사람이 갑자기 말도 없이 가 버린 날이.


부재중 전화에 찍힌 후배의 이름을 보고 ‘아~그날이구나’ 생각했다.

혼자 술을 먹다가 오빠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통화를 하고 있다고, 내가 마지막 통화자라고 한다.

오빠가 가장 아끼던 후배였다.

오빠의 아들과 딸, 그리고 언니는 잘 지낸다고, 오늘 수능 시험이어서 고3 딸이 시험 치러 갔다고 했다.

마음이 아팠다. 하필 아빠 기일이랑 겹칠게 뭐람.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갑자기 후배가 통곡을 한다. 한참을 꺼이꺼이 목 놓아 운다.

억울하고 안타깝고 미안하고 보고 싶고.

그 울음 속에 담긴 슬픔이 고대로 전해져 와 내 가슴에 박힌다.

이제는 오빠를 보내겠다고, 탈상하겠다고 한다. 그러자 했다.


고집 불통이었던 사람. 무뚝뚝한 듯 다정한 사람. 말이 없다가도 술을 마시면 재미있어지던 사람. 진짜 오빠 같은 사람이었다.

입사 동기지만 나이도 많고 말도 없는 편이어서 한 동안 그냥 인사만 하는 정도로 지냈었다. 그런데 와인을 계기로 친해져서 일주일에 최소 2~3번은 만나게 되고 동네 와인집 1,2 등을 다투는 단골손님이 되었다. 와인이 없었으면 만날 일도 친해질 일도 없었다며... 와인과 함께한 소중한 인연이었다.


회사 부고란에서 이름을 보고 동명이인이라 생각했다.

한 달 전에도 만나서 와인을 마시며 다음 달 만날 날까지 약속을 해놓은 상태였는데 이게 무슨 청천벽력이란 말인가?

부고를 접하고 후배에게 전화해서 오빠가 맞냐고? 왜? 갑자기? 뭐 때문에? 소리 지르며 울던 내 모습이, 그때의 나의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 오른다.

정말 가까운 사람이 나의 곁을 떠난 건 처음이었다. 너무 황망하게 가 버려서 더 놀랐고 안타까웠고 슬펐다.

죽음이란 걸 깊게 접한 건 처음이어서 오랫동안 마음의 안정을 취하기 어려웠다. 자다가도 벌떡 깨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문득 슬픔을 주체를 할 수 없었던 경우가 많았다.


1 주기 때 오빠가 잠든 곳에 찾아가서 좋아하던 와인 따라 주며 함께한 이야기 나누며 추모식을 했고

2주기 때도 여럿이 모여 울다가 웃다가, 같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며 와인잔을 기울였었다.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올해는 그냥 넘기나 했는데 후배가 전화해줘서 잊어버리지 않고 오빠를 기억할 수 있게 해 준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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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행복한 사람이야.

우리들에게 영원히 젊고 따듯한 사람으로 남아있을 테니~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