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써라

늦깎이 작가를 위한 글쓰기의 정석- 최복현

by 유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처음 남이 보는 글을 썼을 때.

보고서나 기안서와는 다르게 나의 글을 쓴다는 게 참 힘들고 어려운 것이구나 알게 되었고.

몇 번을 고치고 쓰고 반복하다, 이렇게 글쓰는 재주가 없나 하는 자괴감이 들 무렵.

유명한 작가들 역시 그냥 글이 술술 써지는게 아니라 흡사 뼈를 깎는 고통을 견디며 쓰고 있다는 걸 알고난 뒤, 아~나는 그 정도는 아니니 참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꾸준히 오랜동안 하다 보면,

잘 쓰지는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편안하게 글을 쓸 날이 오리라 믿고,

한발 한발 거북이 처럼 나아가려 한다.

가끔 이런 책을 읽으며 나 자신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으며~



<책 본문에서>


나는 글쓰기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우울한 감정들을 치유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이를 통해 글을 쓰는 기교 못지않게 글쓰기를 통해 얻게 되는 치유의 기쁨이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독서는 일종의 입력행위이다. 맛있는 것을 먹거나 멋진 것을 입력할 때는 누구나 즐거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의 즐거움일 뿐. 좀 지나면 그것이 오히려 마음의 무거움으로 자리 잡는다. 프란시스 베이컨이

"독서는 충만한 인간을 만들고, 토론은 준비된 인간을 만들며, 글쓰기는 완전한 인간을 만든다."고 말한 것처럼, 먹거나 입력된 것은 언젠가는 배설해야 해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서 치료를 넘어 이제는 근원적인 치료라 할 수 있는 배설의 치료, 즉 글쓰기 치료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 독서 치료를 넘어 글쓰기 치료를 권하고 싶다.


글쓰기가 고통이라면 굳이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가급적 인생은 즐겨야 한다. 무엇을 하든 말이다. 즐길 수 있는 일이라야 평생 할 수 있다. 고통스러운 일을 어찌 오래 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이제 글쓰기를 즐기자.


글의 힘은 아주 잘 다듬어진 글이라기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글에서 나온다. 그런 글이 힘이 있다. 정말 사람을 감동시키는 글은 머리로 쓴 글이 아니라 가슴으로 쓴 글이다.


그때의 감정들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종이 위에 풀어놓으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 감정을 자유롭게 해방시켜 주는 일이다. 그런 과정은 자신의 정신 건강에도 아주 도움이 되는 일이다. 그러니까 말로 할 것을 글로 풀어라. 아무도 제재할 사람도 없고 거리낄 것도 없다.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도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자유롭게 해 주는 일이다.


자기 기준을 갖는 것, 그것은 세상에 대한 관심의 시작이다. 무엇을 보든, 무슨 일을 하든 남다른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그러면 세상에 대해 분노할 일이 많이 생긴다. 그것이 진정 살아 있는 존재의 모습이고, 진정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자의 자세이다. 그렇게 쌓인 감정들은 금방은 글감이 아니라도 나중엔 글감이 되어 다가온다. 인간은 욕망의 존재이며, 그 욕망을 채우지 못하면 분노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 감정들이 고스란히 김치가 익듯이, 포도주가 담가지듯이 삭혀서 나온 글이 글다운 글이 되는 것이다.


“잘 가노라 서둘지 말고, 못 가노라 쉬지 말라. 부디 게으르지 말고 시간을 아껴 쓰라. 가다가 중지 곧 하면 아니 간만 못하리라.”

-김천택의 고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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