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으로
2021년 3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딸이 유학을 갔다.
1년 전, 중학교 2학년 겨울 방학 때 미국을 다녀와서 지금이 유학을 갈 마지막 기회라고 했지만 싫다고 하여 유학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접었던 상황이었기에 다시 유학을 보내리라곤 상상도 하지 않았었다. 단호하게 가지 않겠다던 아이가 불과 몇 개월 후에 다시 가겠다고 하니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어르고 달래며 마음 바꾸기를 기다렸지만 꼭 가겠다고 했다.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유학을 보내게 되었다.
유학을 보내며 겪었던 여러가지 일들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한 개인의 일이니 일반화될 수 없고 개개인마다 여건이 달라 누군가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유학을 보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주저하는 사람들을 위해 유학을 보낸 하나의 예시로서, 참고 삼아 편하게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정보를 공유하는 의미도 있지만 유학을 보내면서 겪은 설렘과 고통, 행복과 낯섦을 정리하는 개인적으로 더 의미가 있는 작업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너무 급작스레 유학을 보내게 되어 아예 정보가 없어 막막했던 시기에 자식일이니 팔을 걷어붙이지 않을 수 없었고 인터넷을 통해, 유학원을 통해, 책을 통해 점차 알아가게 되고 차츰 정보들이 쌓이니 불안함과 막연함은 사라지고 어렴풋한 자신감이 생겼다.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알 아내는 게 매우 중요하지만 내가 전문가도 아니고 경험도 없으니 분명히 한계가 있다. 하지만 주식과 마찬가지로 정보가 많다고 기업에 대해 많이 안다고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니 내가 아는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여 내 아이에게 맞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그 시기로 돌아가면 더 잘할 수 있었을까? 아니, 이런 상황과 기회가 오히려 우리 딸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선택의 연속인 인생에 항상 우리가 최선의 결정과 모든 기회를 선택할 수 없듯이 주어진 조건에 만족하며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의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