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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영 Dec 12. 2016

잠 못 이루는 밤, 눈 못 뜨는 아침

2016년 12월 12일, 마흔세 번째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지금 자야 내일 일찍 일어나는데, 눈을 감아야 자는데, 하면서도 눈을 감지 못한다.


어쩌면 죽음이 두려워서였을까? 내일이 내게 언제나 허락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무섭다. 섣달그믐에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새는 법이다. 수면은 죽음이요, 기상은 생명이었던 것일까.


그래도 나는 눈을 감는다. 내가 눈을 뜨고 싶지 않은 때에도, 아침 해는 뜨니까. 내가 눈을 뜨지 못해도 누군가는 아침 해를 볼 테니까. 나는 생명에 대한 기대로 매일 밤 죽음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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