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마흔아홉.. 새로운 도전인가 사고를 친 건가..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다.

by FabFiftyBloom

엄청 고민만 하다가 드디어 일을 냈다.

내가 쓴 글을 브런치에 올리고 작가를 신청을 해 버린 거다.


글을 쓰는 것 자체도 나한테는 새로운 일이었지만,

내 글들로 작가 신청을 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

막상 작가 신청을 하려고 하니, 한쪽에서는 두려움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작가 지망했다가 떨어지면 어떡하지?

그러면 그때부터는 글을 아예 안 쓸 것 같은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건 아닐까?

행여 작가 신청을 받아 준다고 해도 열 편 넘게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을까?

나 정말 할 수 있는 걸까…


나는 원래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다.

그런데, 나의 성공(?)의 (비밀 아닌) 비밀은,

나는 실패할 것 같은 일은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다는 거다.

익숙하거나 잘 해낼 거라고 아는 일만 시작한다.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며 작가 신청을 할까 말까 망설이던 시점… 언니에게 카톡이 왔다. 제법 큰 기관에서 아티스트에게 주는 보조금을 언니가 받게 되었다는 소식이다. 보조금도 의미 있게 큰 금액이었다. 여러 번 도전을 하던 언니가 드디어 해낸 것이다!!


언니의 소식을 듣고 나는 무엇인가에 홀린 듯 브런치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내 글을 보내야 한다.

작가로 받아들여지든 아니든 일단 해봐야 답을 얻을 게 아닌가.


이십여 년 전… 석사를 마치고 첫 직장을 잡기까지 나는 약간의 공백이 있었다. 그 시절, 그렇게 오래 쉬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초조하고 불안했지만, 미국의 서브프라임 론 사태 이후로 직장을 구하기 아주 힘든 시절이었다.


오랜만에 언니랑 통화를 하는데, 언니는 너무 바쁘게 지낸다고 한다. 본인 작품 홍보 엽서를 거의 백 명이나 되는 큐레이터들에게 보냈다는 거다.


그래? 그럼 나도 뭔가 해야겠는걸…

그때 나는 언니에게 동기 부여를 받아 로컬에 있는 작은 회사들에게 열 통 넘게 이력서를 보냈다. 물론, 그들 중 나에게 인터뷰 기회를 준 회사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뭔가를 도전했다는 기억은 나에게 의미 있는 일로 남아 있다.



오십을 목전에 두고 해보지 않은 것들에 도전해 보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막상 '실행' 버튼을 누르기까지는 쉽지가 않았다. 이래서 오래된 습관은 생각보다 쉽게 고쳐지지 않나 보다.


그래도 예전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느리긴 해도, 새로운 길을 향해 조금씩 방향을 트는 내가 느껴진다는 거다. 이제 인생 거의 오십 년 살아 보니, 예전만큼 두려움이 크지도 않다. 게다가 난 대한민국 아줌마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해 나가면 된다.


언니와 나의 오십 대를 응원한다!!



덧붙이는 말:

며칠 지나서, 작가가 되었다는 이메일이 왔습니다.

작가 신청을 계속 미루고 고민만 했던지라, 기쁨이 더 크네요.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저의 '마흔아홉'의 시간들을 열심히 써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