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내이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철수 Jan 08. 2023

한국식 교육에 대한 생각

이러다 다 죽을까?


누구나 노답인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한번쯤 깊은 고민과 회의에 빠지지만 나같은 애아부지 애어머님들은 더더욱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 과연 우리나라 교육이 노답인가라는 의문.


남조선식 교육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주입식, 암기식 교육이다. 선생님은 판서하고 학생은 필기하고. 시험은 외워서 사지선다 내지 오지선다형 시험으로 나래비 세우는. 요즘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저 불란서 바칼로레아식과는 여전히 요원하고 미국식 입시와도 결이 다르다.


이 일본군식 교육의 피해자는 뼈 빠지는 사교육비를 감당해야 하는 학부모와 창의력과 청춘의 달콤함을 말살당한 학생 둘 모두. 그럼 모두 피해자일 뿐인가. 그래서 이 교육 방식은 발본색원해 싸그리 저 구라파식, 혹은 미국식으로 개조해야 할 대상일까. 그럼에도 어쩌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교육이 이미 너무 멀리와서, 손도 댈 수 없을 만큼의 노답인 상황이라 개선을 못하는 것일까. 우매한 예비 학부모 1인은 요즘 들어 이 잔인한 K교육이 척박한 조선 땅에 가장 최적화된 교육모델이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 그래서 여태 수십년간 큰 틀의 변화 없이 명맥을 유지하는 게 아닐까 하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많이 들어 오던 기름 한방울 안나는 나라.라는 표현. 그야말로 조상한테 물려받은 거라곤 비루한 맨 몸뚱아리의 닝겐 뿐이 없는 상황에서는 결국 이 유일한 자원을 짜내고 짜내 어떻게든 먹고 살 길을 찾아야 하는 게 생존법이었고 여전히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 그리고 쥐어짜는 데에는 앉혀놓고 쥐어패가며 공장식으로 일단 가르치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었음.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40522&code=13150000&cp=nv


"고등학교 진학률을 보면 중국은 30%(2015년)에 불과하다. 중국의 노동가능인구 중 70%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는 이야기"


물론 세계 최정상급의 청년 자살률은 그 슬픈 이면, 아니 민낯이다. 기계를 많이 쓰면 기계가 고장나듯 주요 자원인 인간을 극한으로 몰아세우는 사회구조는 결국 그 인간을 병들게 했다. 몸이든 정신이든. 다만 이게 누구의 잘못인가에 대해선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잔뜩 굶은 야수가 눈 앞의 톰슨 가젤을 먹어 치우는, 아니 먹어치워야하는 정글의 생존법칙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는가.

*스포주의 : 다 죽진 않음

한편 20여년전부터, 따지고 보면 세기말 즈음부터 이 나라는 망한다 망한다 했으나 여전히 우리나라의 경제력은 상위권에 위치해 있으며 경제,외교,국방 등을 통틀어 전 세계로 따지면 6위까지는 몰라도 나름 상위권에 랭크한다는 점을 부정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쾌거는 누구의 공인가. 마땅히 떠오르는 지도자, 리더가 있는가. 없다. 그럼 n빵으로 가야한다. 우리 모두가 크기는 다를지언정 숟가락은 얹어도 된다. 십수년간 공교육에 처맞고 사교육에 고통 받은 우리들이 해낸 성취란 말이다.


https://www.newscj.com/article/20230102580609


한 가지 더 얘기하고 싶은 거. 주입식, 암기식 K교육은 과연 창의력을 말살하는가. 지금 우리나라가 단연 두각을 보이는 산업은 어떤 분야인가. 암기식, 주입식의 경직적인 교육의 결과는 고루한 전통산업이어야 하겠으나 놀랍게도 반도체, 배터리, 컨텐츠 등 그래도 나름 미래 산업의 핵심 분야들이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까지 고루하고 경직적/반동적이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만큼 유연하게 산업구조를 바꾸며 후진국에서 시작해 오랜시간 상위권의 경제력을 유지한 나라가 몇이나 있을까. 월드컵 우승은 못해도 꾸준히 본선진출은 하는 모습이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생각하면 되는데. 이거 참말로 대단한 거 맞다.


그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현상이 발생하는 게 요즘 잘나가는 K컨텐츠 분야. 잘나가는 기획사 대표님들 학벌을 보면 SM 이수만옹 서울대 JYP 연대, 하이브 시혁이형 서울대... 그 창의력을 말살하고 암기력으로 나래비 세운다는 K교육 먹이사슬의 최상단에 계신 분들이 우리나라 아니 세계 음악 유행의 한 축을 휘어잡고들 계시다. 과연 K교육은 상명하복에 최적화된 암기왕만을 양산하는 적폐이자 퇴치해야할 유령일 뿐일까. 우리는 모두 불운한 젊은 시절을 보낸 우울한 피해자일 뿐일까.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0680616&plink=OLDURL

"한국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을 공부합니다.그리고 외국어도 열심히 익힙니다.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지성 립서비스라고만 생각하기엔 수긍할 부분도 있음.


그렇다고 K교육 찬양론자는 아님. 다만 망한다 망한다 기우제를 지낸 쥐뿔도 없는 이 나라가 여전히 잘나가는 데에 교육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다. 여전히 한국 멸망을 외치는 수많은 이들이 있으나 여기에 아랑곳 않고 어쩔 수 없는 현실에서 뭔가를 하려는 누군가도 있다. 그들이 지금까지처럼 진격의 K를 이끌어주리라 믿는다. 망할 순 없잖아요. 물론 난 아님...

매거진의 이전글 재미의 중요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