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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수 Jan 10. 2022

2021년 결산 : 머나먼 1년

참 긴 1년이었다

간만에 개인적인 얘기, 주변에 주식투자 하는 친구들이 많아 한동안 블로그 피드에 2021년 결산 글들이 줄줄이 올라왔는데 나도 어줍잖지만 지난 한 해를 뒤늦게 갈무리해본다.



열심히 공부하고 몰입하는 분들 생각하면 투자라고 말하기에도 부끄럽지만 아무튼 일부 돈을 여기 저기 넣어놓는 행위를 한 지 1년이 좀 넘었다. 코로나가 배출한 동학개미 중 1인인 셈. 내 인생은 달라지지 않았으나 투자로 인생을 바꾼 여럿을 만나며 투자의 필요성, 아니 당위성을 절실히 느낀 한 해였다. 좋은 친구들 덕에 아주 운이 좋게 과분한-지극히 본인 기준- 수익률을 얻게 되었다.어쩌면 내 인생도 달라질 수 있겠다라는 희망보다는 이렇게 남의 덕으로 돈 버는 어설픈 방식으로는 달라질 게 없겠다를 더욱 느끼게 된 한 해. 기적과 같은 수익의 달콤함 보다는 다가올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진하게 남는다. 투자는 2021년이 끝이 아니기 때문에.


고로 올해는 좀 더 진지하게 투자를 진행해 볼 계획. 아직은 부끄러운 실력이므로 따로 계정을 파 투자 공부 관련 포스팅을 할까 고민중이다.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는지 주변에 너무 대단한 투자자 친구들이 많이 있다.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음에 죄책감을 느끼려 한다.


내년 이맘때에는 수익률에 좌절할 지라도 내 인생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이 아닌 어렴풋한 확신이라도 생기길. 처참한 수익률에 좌절해 포기하기보다는 투자는 2022년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쌓아가는 여생 중 한 해로 기억하길 바라본다.



커리어

라고 쓰긴 했으나 그냥 회사 일. 2012년 취업학개론으로 시작한 취업 컨텐츠가 2017년 캐치TV로 탈바꿈한 지 만 4년을 넘겼다. 작년 한 해는 정체의 시기 아니었을지. 컨텐츠 운영자이지만 조직 구성원이라는 포지션에서 느낀 한계,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느끼는 권태와 매너리즘으로 의욕이 꽤나 소실된 것도 사실이다. 도전의 결과가 기대 같지 않아 실망과 두려움이 커진 것도 솔직히 인정한다. 이렇게 구체적 원인을 들면 수도 없이 나오겠으나 결론은 하나다. 결국 내 문제인 셈. 솔직히 지금은 어느 정도 한계를 받아들이는 단계. 긴 여정의 마지막을 어렴풋 생각해봤던 한해였다.


가까운 주변에는 2022년에는 다른 무언가를 시작할 예정이다라고 말은 했으나 아직 진행된 것은 없다. 다소 자기 선언적인 의도가 다분했으나 여전히 답보 상태. 그럼에도 머릿 속으로는 이전과 다르게 많은 것을 그리고 있다. 뭐라도 하겠지. 아니 뭐라도 해야지. 돌이켜보면 아주 진지하고 결연한 의지로 뭔가를 시작한 것은 없다. 소 뒷걸음질 치다 쥐라도 잡은 게 지난 인생이었는데 이제 뒷걸음질 마저도 망설이고 있다. 가진 게 있으면 두려움이 생기는 법. 소유와 두려움이 좋은 건가? 나쁜 건가? 전진이든 뒷걸음질이든 2022에는 정체를 벗어나 다른 무언가를 다시 강하게 즐기고 갈구하고 있길.



사람

늘 그렇듯 누군가가 오고 누군가가 갔다. 2020년 취업학개론을 같이 시작하고 해오던 영혼의 짝이 떨어져 나갔다면 2021년 역시도 크고 작은 문제로 여러 사람이 멀어졌다. 못난 성격으로 좁고 깊은 인간관계를 선호하는 탓에 결국엔 모 아니면 도로 귀결되는 듯 하다. 나랑 헤어지면 다들 잘 되더라. 다들 잘 될 거다. 하지만 솔직히 누군가는 간절히 잘 되었음 하고, 누군가는 아주 처절하게 망해버렸으면 한다. 아멘.


사람으로 잃은 만큼 얻은 것 역시 가장 큰 한 해였다. 선한 영향력, 긍정의 힘처럼 닭살 돋고 오그라드는 단어에 마음을 열었다. 평소 날 알던 이들은 종교 생겼냐고 물었을 만큼 이전과 다르게 좋은 말들을 의도적으로 전하려 노력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종교는 없다.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다.


다만 하나의 믿음이 생겼다. 잘될 거라는 믿음에 대한 믿음. 그리고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같이 잘돼야 한다는 믿음.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고, 같이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결국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임을 깨달았다. 말은 거창하지만 별 거 아니다. 물어보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답해주고 내가 거둔 성취에 대한 노하우를 겸손하게 전파하는 것. 나도 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라는 메세지. 아니 나는 몰라도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 당신도 해보라는 뭐 그런. 쓰고 보니 다단계 같기도 한데 암튼... 합시다. 잘 될 겁니다. 뭐 안팔아요.



기타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다 : 가끔 늦잠 자는 경우도 있으나 되도록 일찍 일어나 나름의 루틴을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나름 잘 해나가는 중.


-책을 읽기 시작했다 : 아침에 일어나 30분 간 책을 읽는다. 재밌다. 그간 독서 맹신론자들에게 상당히 적대적이었다면 이제는 조금은 이해하겠다 수준. 그럼에도 책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고 독서하지 않는 이들을 무시하는 이들은 여전히 욕 먹어 싸다 생각. 인간은 어떤 걸로도 배울 수 있다. 무시받아야 할 것은 책 읽지 않는 이가 아니라 배우지 않는 이들, 즐기지 않는 이들, 변화하려 하지 않는 이들. 이라고 생각.


-운동 시작했다 : 아파트 헬스장 공짜라 그냥 가서 출근 전 숨쉬기 운동만...


-애플워치, 아이패드 샀다 : 유행을 비난하며 늙은이로 도태되는 것을 과감히 포기했다. 트렌드에 대한 무지성 비난과 관성적 거부는 결국 개인을 퇴보시킬 뿐. 본인이 욕해도 결국은 그게 세상이다. 공감은 하지 못해도 세상을 배우고 이해하는 사람이 돼보기로 했다. 일단 애플워치는 개만족. 아이패드는 글쎄...


-이사왔다 : 정든(?) 신혼집에 전세 주고 전세 왔다. 생애 최초로 서남권 탈출. 세입자의 설움 아주 여실히 느끼는 중이다. 아울러 부자 되려면 저렇게까지 부지런하고 낯 두꺼워야 하는구나 생각.


-블로그를 시작했다 : 내 인생과 사고의 족적을 기록하기 위해 이 귀찮은 짓을 시작했다. 머리가 나빠 무슨 생각을 했는지, 뭘 했는지 기록하지 않으면 까맣게 잊는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모으고 있다. 근데 취업 얘기로 주제를 잡고 시작하다보니 쓰면서 뭔가 개인적 얘기 쓰기가 애매해지는 느낌. 이래도 되나? 잘 모르겠다. 취업 포스팅은 따로 빼서 다른 익명 계정으로 운영할 생각도 가지고 있는데 그럼 투자블로그. 개인블로그. 취업컨텐츠 블로그 세개인데. 그냥 하나로 해야되나?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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