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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수 Apr 10. 2022

회사 생활의 위기가 인생에 미친 영향


요즘 위기다. 그간 업무 강도, 근무 여건만 보면 최상위권이라 자부할 수 있었는데.-출퇴근 없음, 걍 원하는 영상 찍으면 누가 편집해서 올려줌- 봄날은 갔다. 작년부터 성과도 안좋고, 또 팀장인지 머시긴지 돼서 매주 회의 부르더니 이제 은근히 출근하라는 압박도 오고, 회사 사장님이 직접 전담마크하기 시작하니 아주 그냥 정신이...


따지고 보면 작년부터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시작해서 아침 출근 자체가 큰 스트레스는 아니고 싸장님도 나를 좋아해서 관계 자체에 문제는 없으나 형식적 보고 및 자료 제작의 연속, 업무의 자율성 제약이 꽤나 스트레스이고, 가장 크리티컬한 문제는 성과. 해도 안되고 안해도 안되는 위기의 상황이다. 아무튼 스트레스라는 단어와 꽤나 멀게 5년 여간 살아왔는데 이제 점차 알아가는 중. 직장생활 힘든 거였군요?


그러면서 생긴 변화 두 가지.


1) 주식창을 더 열심히 보게 된다.

죽겠따. 예전엔 대충 서너번 슬쩍 보고 말았는데 요즘은 네이버 증권에 보유종목, 관심종목 즐겨찾기 해놓고 아주 차티스트처럼 확인한다. 문제는 요즘 비중 큰 종목들이 아주 죽을 맛이라는 거. F&F, 한샘..... 왜 이렇게 주식창을 뻔질나게 열어보나 생각해보면 이 힘든 직장생활의 유일한 구원자가 투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아직 갈 길은 먼데 제자리헤엄 중인 아니 슬슬 뒷걸음질 치는 시드를 보니 더 조급하고 안달나고.


2) 사업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이제 곧 마흔. 이런 직장생활을 계속할 순 없다. 이직은 의미 없다. 근로소득의 증가는 인생을 바꾸지 못한다. 그럼 사업이네? 대충 이런 테크. 물론 직장 생활을 한동안 해야 하긴 한다. 하지만 그 다음 스텝이 이직이냐, 사업이냐의 갈림길에서 사업이 돼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이 빨라야 한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다. 이건 지금 회사 생활이 힘들어서 도피처를 찾는 심리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회사생활은 개인을 가스라이팅한다고 생각하기에 그 세뇌 작업이 더 치밀하고 깊숙하게 침투하기 전에 정신차리고 광야로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물론 정해진 것은 없다. 허나 공교롭게도 최근 책들-읽은 부의 추월차선, 크래프톤웨이, 제로투원-이 모두 사업에 관한 주제, 만났던 몇몇 형들이 싸장님이다 보니 이게 운명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러다 인생 ㅈ되는 우디앨런식 결말로 빠지겠죠.


아무튼 현타에 현타를 거듭하며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고 있습니다. 1)은 낼 당장부터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뜩이나 척박해진 일상이 더 까칠해지는 느낌. 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으며 무엇보다 지금 당장 주식이 내 인생을 바꿔줄 순 없다.반대로 2)는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 홑몸이 아니다보니, 그렇지만 궁극적인 방향이 그쪽으로 향해야 함은 변함이 없기에.


결과적으로 힘들지만 좋은 인생의 전환점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편할 때에는 미래에 대한 고민에 게을러지게 마련.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천성이 게으른 편임'이라고 적어주신 아주 감사한 고3 담임 선생님 말마따나 난 이렇게 누군가 갈궈주고 불행하게 해야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타입이 확실하다. 지금의 위기가 지나고 보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고민은 깊지만 짧게, 행동은 과감하지만 차근차근. 온 우주의 기운이...

최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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