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는 MZ라 욕하고, Z는 꼰대라 욕하는
제목을 쓰고 바로 '옛날에 피노키오란 가수의 사랑과 우정 사이란 노래가 있었는데...'라는 말이 먼저 쓰여지는 거 보면 확실히 Z세대랑은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꼰대라고 물으면 또 선뜻 그렇다 말하기 어렵다. 아니 꼰대는 욕이니 당연하다 치고 '기성세대'라는 말도 거북하고 어색한 게 사실.
요즘 핫한 MZ는 M세대와 Z세대를 묶은 말로 '요즘 것들'을 지칭하는 의도라면 MZ가 아니라 사실 Z세대라 부르는 것이 맞다. 그럼 결국 똥은 Z세대가 싸고 옆에 붙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욕은 도매급으로 같이 먹는 게 M세대란 말인데. M세대 팔자 참으로 딱하다. 근데 내가 바로 이 딱한 M세대이다. 억울하긴 하지만 그간 언론의 주목을 제대로 받지 못한 소외된 세대이다 보니 이렇게라도 같이 언급해주는 게 고마운 게 사실.
Y세대, 혹은 M세대. 하여간 참 낯설다. 우리 이전엔 이름부터 강력한 X세대가 있었고, 우리 다음엔 핫한 Z세대가 있다. 공부 잘하고 쌈 잘하는 쎈 언니들 사이에 낀 찌질한 둘째 형제랄까. 가끔 꼰대들이랑 같이 Z세대 욕하고 싶은 게 한두번이 아닌. 그렇다고 10여년 전 신입사원 시절 진절머리 나게 겪고 지금도 여전히 이해 못할 꼰대 어르신들 편에 서고 싶지도 않은. 우리는 이 편도 아니고 저 편도 아닌 무엇인가.
라는 고민에서 쓰기 시작한 글이다. 회사에서는 과장직급으로 중간 언저리, 사회적으로는 초보 아빠로 역시 중간 언저리, 연령대도 마흔을 바라보는, 평균 수명 기준으로 중간 언저리. 하여간 제일 애매하고 어설픈 중간따리의 고민과 의문과 가끔의 설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아니 말하고 싶다.
꼰대냐 Z냐 사상 검증의 총부리를 들이미는 사회적 이슈에 선뜻 Z세대 편을 들지 못하는 빈도가 늘어나며 이렇게 꼰대가 되어가나 싶은 생각에 또 한번 놀란 어제. 내일 출근하면 이런 글들을 써봐야지. 하고 일단 써내려가본다.
내 안에 살아 숨쉬는 꼰대와 Z세대의 dna, 양쪽 모두에게 대놓고 욕 처먹을 용기가 없어, 이 익명의 공간에 배설해본다. 꼰대는 날 MZ라 욕하고, Z는 날 꼰대라 욕할 지어다.
"안녕하세요, 욕받이 m세대 84년생 김과장입니다."
*참호에 숨어 고군분투 중인 m세대 동지들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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