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제와 선택

창세기 6:5-8

by 김영훈

5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6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시고

7 이르시되 내가 창조한 사람을 내가 지면에서 쓸어버리되 사람으로부터 가축과 기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그리하리니 이는 내가 그것들을 지었음을 한탄함이니라 하시니라

8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가 누군가가 선택됨으로써 누군가가 배제되는 이야기라면, 노아와 대홍수의 이야기는 모든 이가 배제되는 가운데에서도 누군가는 선택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세상은 조화롭지 않습니다. 너도 잘 되고 나도 잘 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누군가가 잘 되면 누군가는 망하고, 많은 이가 망하는 가운데서도 누군가는 승승장구 합니다. 왜 세상이 이 따위냐고 소리쳐봐야 소용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아담 때문이라고 책임을 전가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심지어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어도 이러한 생존경쟁에서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 창세기가 말하는 진실입니다.

창세기는 노아를 의인이요 당대에 완전한자요 하나님과 동행한 인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개를 보고 있자면 역시 하나님이 선택할만한 인물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의 모든 순간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들리는 놀라운 경험을 합니다. 노아의 경우도 그가 의인이었기에 구원받았구나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노아가 그렇게 위대한 사람이었을까요?

노아는 하나님이 시키는 대로 순종하여 방주를 만들었고, 그래서 구원받았습니다. 그런데 묻고 싶습니다. 그가 정말 의인이라면 방주에 자기 가족 말고 다른 사람을 태우려고 했어야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성경에는 그런 기록이 없습니다. 물론 기록에 없다고 노아를 몰염치한 사람으로 몰아세우고 싶지 않습니다. 저도 노아를 나쁜 놈으로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오히려 자기 하나 건사하기 힘든 세상에, 자기 가족까지 챙겼으니 훌륭한 가장이라고 칭찬할 만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사람이 멸망하는 가운데 혼자 살아남을만큼 의로운 사람인가하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입니다.

저는 성경이 누군가는 착한 놈 누군가는 나쁜 놈으로 못박아놓고, 나쁜 놈은 반면교사로 삼고 착한 놈은 본받아야한다는 식으로 기록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 자신이 그렇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을 정직하게 돌이켜보십시오. 못났을 때도 있었고, 잘했을 때도 있었습니다. 성경도 그런 인간의 입체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창세기는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고를 넘어서 이렇게 묻고 있는 것입니다. “너는 그것으로 충분하냐?” 너는 너와 너의 가족의 생존만을 위해 사는 것으로 충분하냐고 묻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노아가 포도주에 취해 발가벗고 있는 모습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가치가 그것밖에 안되냐?” 라고 묻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이야기를 통해 그 이야기를 자세하게 풀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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