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예찬

<인생의 역사> 중 외로움이 환해지는 순간이 있다를 읽고

by 초이

오래된 노래 중[연극이 끝난 후]를 들으면 그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 적이 있나요? 나에게 묻고 있는 것 같다.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어둠만이 흐르고 있죠. 왁자지껄했던 일상에서 빠져나와 귀가하면 정적과 어둠만이 나를 반기는 것, 갑자기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드는 것. 나는 이런 감정이 외로움이라 생각했다.






주변 지인들은 나를 외로움의 ㅇ자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생각을 굳이 정정하지는 않는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는 단단한 사람으로 보이는 게 자랑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사실 외롭다. 외로움이 왜 생겨났는지는 잘 몰랐다. 그런데 <인생의 역사>에서 말하는 외로움이 크게 와닿았다. 인간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한다. 나도 흔하디 흔한 인간인지라 나름대로 인정의 욕구가 있다. 흔히 말하는 관종끼가 다분하다. 내가 말하지 않은 것들을 알아봐 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의 특별한 어떤 것을 발견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이렇듯 인간은 존재의 가치를 인정에서 찾는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고 딱히 무언가를 더 하지는 않는다. 그냥 나란 사람 그 자체로 인정을 받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런지 인정 욕구는 언제나 충족되지 않는다. 나는 고통스럽다. 그 고통이 바로 외로움이다. 즉, 아무도 내 곁에 없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나의 모든 것을 인정받지 못해 외로운 것이다.









우리는 그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뛰어넘어야 한다. 외로움이라는 고통 속에서 버텨내야 한다. 그래야만 어떤 것들의 본질과 가까워질 수 있다. 세상에 큰 업적을 남긴 자들은 모두 외로웠다.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했고 그것에 괴로워했다. 고독을 예찬했던 니체조차도 본인 글들이 인정받지 못해 괴로워했다. 그러나 지금 니체는 최고의 철학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외로움이야 말로 평범함과 편견을 뚫고 새로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무기이다.








나는 외로움을 즐겨보기로 한다. 고독했던 사람들은 결국엔 평범했던 사람들을 부러워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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