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시작한 지 6개월이 되었다.
3개의 브런치북을 매주 하나씩 연재하여 정량적으로는 76개의 글이 차곡차곡 쌓였다. 은행에 쌓인 적금처럼 한 번씩 그동안 쌓인 글의 제목을 훑어보면 나 혼자만 느낄 수 있는 뿌듯함이 밀려온다.
처음 시작할 땐 숙제같이 느껴졌다. 특히나 브런치에서 자동으로 보내는 내일 연재 알림메세지를 보면 공부하려다 엄마의 공부하라는 잔소리 때문에 공부하기 싫은 기분도 들었고, PC 앞에 앉아 머리로 맴도는 생각을 문장으로 근사하게 만들지 못함에 매주 갈급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개월의 글쓰기를 잠시 돌아보니, 글 76개를 쓰는 과정에 분명하게 만난 것들이 있다.
생각의 실마리는 입술을 지나 연필 끝을 통하여 스스로 풀어진다.
머리를 맴도는 쓰고 싶은 어렴풋한 주제는,
투박할지언정 문장과 문장으로 닿아 글이 되었다.
매끄럽지 않은 글일지언정 분명한 내 생각이 담긴 글이 되었다.
이 주제에 대해,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내가 쓴 글을 읽으며, 글은 결국 나 스스로가 제일 공감하는 글로 남기는 일임을 깨닫는다. 거기에 글벗이 남긴 선물 같은 공감메시지에 힘을 받는다.
아! 하고 공감되는 글을 만나면 그래서 나도 댓글을 남긴다. 그 작가의 생각 정리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서다.
주말 3편의 글쓰기...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요한다.
매주 “딱 한 주만 쉴까?” 글 안 쓴다고 벌금을 내는 것도 아닌데, "이쯤 그만 쓸까?"
그렇게 인식으로 재단하는 나를 만난다. 바쁘고 지칠 때, 내 내면에서 아직 못 떠나고 머물고 있던 인식이 튀어나와 친절하게 쉴 핑계를 요목조목 알려준다.
하지만 6개월 글쓰기를 하면서 키운 나의 의식이 인식을 무안하게 돌려보낸다.
“사랑하면 방법을 찾나니, 그러하지 않으면 핑계를 찾는다.”
암송처럼 외우는 나의 이 의식의 문구가 나를 다시 세운다. 포기하지 말라고! 핑계되지 말라고!
아파도, 여행을 가도, 주말 행사가 있어도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연재를 빠트리지 않고 주 3회 글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글을 쓰며 키운 의식 덕분이었다.
주말 동안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면서 목, 어깨, 허리, 엉덩이 않아픈데가 없었다. 게다가 혈액순환도 잘 되지 않아 종아리도 부어올랐다. 아마도 글을 쓰지 않았음 꾸준하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바로 러닝이다!
러닝과 글쓰기는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러닝 하러 나가기 위해서 빨리 글을 쓰게 되고, 러닝을 하면서 글감을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러닝 하며 힘든 고비를 만나면, 그 고비를 포기하면 글쓰기도 포기할 것 같은, 왠지 모르겠으나 나에게 글쓰기와 러닝은 보이지 않게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많은 것을 하고 있는 주말, 가장 짧은 시간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받는 운동을 만났다. 그리고 그 운동을 통해 받은 에너지로 매주 글을 쓴다. 에너지를 소진하고 가장 빨리 충전하는 방법을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글쓰기는 나에게 도전이었다. 미지의 세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루지 않고 올봄에 시작을 했다는 것에 앞으로 내 삶에 있어서 펼쳐질 많은 도전들에게 길을 살짝 내준 것 같다.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함을 가지고 있을 때, 그냥 일단 시작했고, 일단 시작하니 글쓰기 루틴이 만들어져 굴러가기 시작했다.
또 한편으로는 누구나 시작은 한다.
평범함이 비범함이 되고,
무가 유가 되며,
도전이 결실이 되는 것,
그것은 꾸. 준. 함. 밖에는 없다.
그것도 즐기며 꾸준하게 한다면 그 쌓여가는 복리는 어마어마하다. 운동도, 다이어트도, 외국어 공부도… 누구든 시작은 한다. 하지만 비범한 결실을 맺는 사람은 꾸준하게 한 사람이다.
부족한 글이지만, 투박한 문장이지만, 초라한 단어지만 그래도 그래도,
6개월 글을 쓰며 도전과 꾸준함을 얻었다. 그리고 또 이렇게 글로 남겼으니 앞으로도 나의 생각을 정리하며 의식이 나를 재단하지 않도록 나는 분명 꾸준히 글을 써 나갈 것이다!
삶에 스미는 중인 글쓰기 6개월을 돌아보았다.
오늘도 찾아와 글로 공감하여 주시는 글벗에게 감사드립니다.
<비비안 연재>
일 5:00 AM : 나의 성장일지
월 5:00 AM : 직장인 vs 직업인
수 5:00 AM : 시아버지 작사, 며느리 작곡
사진출처: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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