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레버리지 키우기
이전 글에서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투자 방법을 찾기 위해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개인적으로 배당 투자는 개인의 성향이나 환경과 무관하게 꼭 포함해야 할 투자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반적인 투자가 자산의 증식을 위한 것이라면 배당 투자는 이와는 반대로 레버리지를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에요.
레버리지란 나를 위해서 돈을 벌어다 주는 무엇인가를 말합니다. 사업을 하고 있다면 제품이나 직원들을 우리의 레버리지라고 부를 수 있고 부동산 투자로 월세를 받고 있다면 세입자가 우리의 레버리지가 되는 것이죠. 반대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면 우리는 누군가의 레버리지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기업은 시장에서 돈을 버는 주체이고 그렇게 번 이익을 배당이라는 수단을 통해 배분합니다. 건강한 주주 환원 정책을 가지고 있고 안정적인 매출 성장성을 가진 회사라면 매년 배당금 또한 성장하게 될 거예요. 기업의 매출이 크게 위협받지 않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배당 투자를 통해 매년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면서도 24시간 내내 나를 위해 일하는 레버리지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배당 투자를 굉장히 재미없고 리스크만 높은 수단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저는 어떻게 계획을 세우냐에 따라 충분히 낮은 리스크로 높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배당 투자로 매월 세후 1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만들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초기 자본은 100만 원으로 설정하고 매월 30만 원씩 적금처럼 투자한다고 가정하였을 때 (배당률 4%, 배당성장률 5% 기준) 우리는 21년 뒤에 숨만 쉬어도 통장에 100만 원이 들어오는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보통 사람들이 1년 차에 들어올 연 3만 원 즉, 매월 2500원의 배당금을 너무나도 지루해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100만 원이 아니라 무리하게 1,000만 원 혹은 1억을 한 순간에 투자하게 되는데, 그 순간 배당 투자는 재미도 없는데 리스크만 높은 투자로 전락하게 되는 것입니다.
맨 처음 언급했던 것처럼 배당 투자는 레버리지를 키운다 생각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아직은 땅 속에서 빛을 못 보고 있는 씨앗처럼 보일 수 있지만, 언젠가 우리가 늙고 힘이 없을 때 대신 돈을 벌어다 줄 나무를 키운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예금이나 적금처럼 매월 감당가능 한 수준만큼의 투자를 기계적으로 진행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과정은 매일 일어나지만, 우리의 투자는 매월 단 1회만 진행되기 때문에 주가의 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어지고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데 기분이 좋아지는 신기한 경험도 하실 수 있게 될 거예요. 장기적으로 적금식 투자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주가 이동 평균에 근접한 평단가가 형성되기 때문에 특별한 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돈을 잃어버릴 확률이 일반 투자에 비해 낮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고작 100만 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냐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배당 투자의 위대함을 여기서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2500원에서 100만 원으로 월 배당금이 늘어나려면 21년이나 되는 시간이 걸렸지만, 100만 원이 200만 원으로 늘어가는 기간은 고작 4년이기 때문입니다. 복리의 마법이 이제야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언뜻 보면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글로 보일 수도 있지만, 배당 투자 또한 다른 수단들처럼 여러 가지 단점이 존재합니다. 일정 기간마다 리밸런싱을 거치며 배당이 눈에 띄게 줄어들 수도 있고 어떤 시기에는 주가가 너무 떨어져서 마음이 아플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세금이 신경 쓰인다거나 안정적인 배당금을 기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투자처도 굉장히 많으니까요. 저는 배당 투자가 다른 투자보다 쉽기 때문에 추천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언젠가 일을 그만둬야만 하는 상황이 찾아옵니다. 개인의 능력을 키워 월급을 올리는 것도 노후 준비나 부자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방법이지만, 개인의 능력으로 돈을 벌지 못할 미래도 대비해야만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연금, 부동산 투자, 사업이라는 다른 레버리지 수단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가장 접근하기 쉽고 믿음직하며 당장 내일부터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배당 투자밖에 없으니까요.
지금 누군가의 레버리지로 활용당하고 계시다면 우선 배당 투자로 당신만의 레버리지를 키워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