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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차이

by 시인의 정원

목장 울타리는 쇠파이프와 철조망으로 둘러 있었다. 마소를 가두어 키우는 게 주된 목적일 것이다. 야생 호랑이, 표범은 멸종이고 현재 가장 위협종이래야 들개 무리 일 테니. 땅의 경계와 외부인의 심리적 제한을 표현하는 뜻도 있겠다. 높이는 1.3m쯤이다. 풍경에 이끌려 넘어가려면 어렵지는 않다.


펜스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동화 속 그림처럼 아름답다. 시선을 낮춰 파이프와 철조망을 통해 보이는 초원은 느낌이 사뭇 다르다. 같은 장소에서 눈높이만 다르게 한 것뿐인데.


하나의 사건이나 일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시각은 과정도 결과도 같을 수 없다. 어떤 시선을 갖고 보느냐는 개인의 선택이고 결과도 선택자의 몫이다.

다 아는 얘기라고요?


그것도 선택입니다.


내 것으로 만들어,

하느냐 안 하느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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