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한 복수
화려한 날갯짓을 따라 눈길이 머문 곳에 여치로 보이는 곤충이 앉았다. 검색해 보니 배짱이다.
여치목 베짱이속 베짱이는 게으르고 놀기 좋아하는 곤충이 아니다. 귀엽게 생긴 외모와 달리 곤충계의 맹수다. 자신보다 작은 곤충이나 동족까지도 잡아먹는다고 한다. 육식의 포식자 일 지언정 게으름뱅이는 아니다. 소리가 베 짜는 소리와 비슷하여 이름 붙여진 부지런한 곤충이다.
개미와 베짱이 우화 덕분에 누명을 썼다. 한 번 굳어진 이미지는 사실과 달라도 바꾸기 어렵다. 베짱이의 명예회복은 요원하기만 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베짱이는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 이렇게 고운 모습을 유지하는 걸 보면. 까닭 없이 질투하고 상처 주는 이들로부터 잠시만 화내고(그럴 가치도 없지만) 평정심으로 돌아와 행복하기를, 그것이 그들에 대한 통쾌한 복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