탓하지 않기, 불평하지 않기, 변명하지 않기

순비기나무의 긍정

by 시인의 정원

더위는 한창이지만 오늘이 입추로군요. 생각만 해도 좋은 계절, 가을은 뜨거운 태양이 비스듬히 고개를 기울이는 날에 시작합니다.


바닷가 사구에 뿌리내린 순비기나무입니다. 진정, 항염효과가 있답니다. 한여름에 보랏빛이라니, 난초를 닮은 꽃은 소박합니다. 염분을 좋아하여 포말이 닿는 섬의 발가락에 자리합니다. 바닷바람에 꺾이지 않으려 줄기를 옆으로 옆으로 그물처럼 촘촘히 뻗었습니다. 척박한 땅을 견디어 꽃을 피우고 자신을 약으로 내주는 순비기나무입니다.


안 되는 이유를 찾기보다 되는 가능성에 눈을 맞춥니다. 염분이란 독을 영양소로 바꿉니다. 태풍에도 지지 않으려 바짝 엎드립니다. 비굴한 게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고 살아남는 지혜입니다.


탓하지 않기, 불평하지 않기, 변명하지 않기, 순비기나무의 긍정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쉽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