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공부를 시작하기까지 십여 년

기술사가 되자

by 시인의 정원

조경 실무(현장) 경력은 강산이 두 번 바뀌었다. (벌써!) 오래전에 공부하려고 샀던 책이다. 야심 차게 첫 장을 열어젖히고 밑줄 긋다가, 줄지 않는 5cm 두께에 눌려 버렸다. 베개로 몇 번 써도 데이터 이동이 안 되길래 책장에 고이 모셔 두었다. 기술사 자격이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는 조경현장을 다녔다. 며칠 전 자극받는 일이 있었다. 경쟁업체는 기술사 자격증 보유자라고 했다. 속으로 '나는 기술사 응시자격은 있다'라고 말했다. 마음 한구석에 숨어 있다가 언제든 튀어나올 준비가 되어 있는 그놈 성은 '자격'이요 이름은 '지심'이다. 입 밖으로 나올까 봐 꾹꾹 눌러 잠갔다. 오랜 실무에서 얻은, 아무리 자신 있는 설계와 기술, 경험을 설명해도 객관적인 시선은 한 단계 아래로 보는 게 현실이다.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입은 에너지로 책장 어딘가에 묻혀 있던 책을 찾아 펼쳤다. 여전히 두께는 얇아지지 않았지만 내용을 보니 처음 사서 볼 때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용어와 해설이 술술 읽힌다. (앗싸~ 이거 느낌 좋은데? 해볼 만하네!) 시험은 단답형과 서술형이라 다 외어야 하는데 이건 좀 어렵다(찍는 건 잘하는데 안타깝게도 찍을 기회는 없다 ). 열 번 이상 읽으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해되는 것만으로 어딘가.


십 년 전에 기술사를 합격했다면 훨씬 좋은 기회들이 있었을 것이다. 지나버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지금부터 합격할 때까지 달려보자. 하루 한 시간씩만 해도 이론이 더 탄탄해지지 않겠는가. 두꺼워도 한 권이라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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