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 "원피스"가 지구의 Z세대 시위의 상징

일본 만화 "원피스"의 해적 깃발이 지구의 Z세대 시위의 상징이 된 이유

by 바다의 지정학



최근 들어 만화 패권국인 "일본"의 유명 인기 해적 만화 "원피스"의 밀짚모자 해적 깃발이 프랑스 같은 복지 선진국에서부터.. 아시아의 네팔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그리고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와 남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그리고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 고립된 남아메리카의 페루까지.. 시위의 상징이 되고 있다.


그 이유를 알아 보자.



1. 여러 국가의 시위대들이 일본의 유명 만화 원피스의 "밀짚모자 깃발"을 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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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예로부터 전 지구적인 "만화 패권국"이었다. 그런 일본 만화들 가운데서도 해적 만화 원피스는 꽤 인기가 많은 수많은 만화에 속한다. 그런 일본 만화 원피스가 여러 국가들의 시위의 상징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만화 원피스는 언제부터 여러 국가들의 시위의 상징이 되고 있었으며, 된 것일까?


일본 만화 "원피스"는 단순한 해적 만화가 아니다. 전 세계 수억 명의 독자, 특히 지구상의 수많은 Z세대에게 이 만화는 나루토, 이누야샤, 귀멸의 칼날, 디지몬, 포켓몬, 블리치, 헌터X헌터, 유유백서, 샤먼킹 등등과 더불어 하나의 "성전(聖典)"이자 "가치관 교과서"다. 시위대가 깃발을 드는 이유는 아래와 같은 "원피스"의 핵심 서사에서 비롯된다.


"원피스" 속 주인공 몽키 D 루피(19살)와 그의 동료들(밀짚모자 해적단)은 해적이지만 "노략자"가 아니다. 주인공 루피는 "물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을 "해적왕"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해적질"은 땅을 빼앗거나 재물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자신의 꿈을 좇고 부당한 권력에 억압받는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행위다.


133988534_p0.jpg 조선 임꺽정과 그 산하 산적단들. 이들은 원피스의 "세계정부"에 해당하는 조선 국왕에 반기를 들었다.

"원피스"의 루피가 가장 싫어하는 세력은 바로 "세계정부"와 그 산하의 "해군"이다. 이 "세계정부"는 겉으로는 평화와 질서를 표방하지만, 실체는 역사를 은폐하고, 특정 세력(천룡인)의 권리을 좋아하며,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자들을 토벌하는 거대하고 부패한 기득권 세력으로 묘사된다. 이는 마치 조선시대의 임꺽정, 홍길동, 일지매와 똑같다. 원피스의 세계정부 포지션에 해당하는 조선의 국왕과 그 산하의 정부군에 끊임없이 대항하는 임꺽정, 홍길동, 일지매 같은 의적단들에 그 당시 군중들이 지지하였듯이, 오늘날의 Z세대들은 원피스의 루피를 현대판 임꺽정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깃발의 의미는 저항과 자유를 뜻하고 밀짚모자 해적단의 깃발(졸리 로저)은 이러한 "세계정부"에 정면으로 봉기를 드는 상징이다. "우리는 너희의 썩어빠진 체제에 순응하지 않겠다",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자유를 찾겠다"라는 그런 선언입인 것이다.


거기에 남아시아과 동남아시아의 네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아프리카의 모로코와 마다가스카르, 그리고 유럽의 프랑스, 저 멀리 바다 건너편의 고립된 남미의 페루 등 전 지구적인 Z세대의 시위꾼들은 자기들이 마주한 현실(정치 부패, 경제적 불평등, 기득권의 횡포)을 일본 만화의 "원피스" 속 "해군"의 모습과 동일시한다. 그들은 스스로를 부패한 "해군"에 맞서 싸우는 "밀짚모자 해적단"으로 여기며, 이 깃발을 들어 자기들의 저항 의지, 자유에 대한 바람, 그리고 시위 현장의 벗들과의 연대감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이 깃발은 단순히 "일본 만화의 깃발"이 아니라, "글로벌 Z세대의 저항 아이콘" 그 자체가 된 것이다.


2.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인 네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시위들


물론 의문점은 남아있다. 16세기까지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의 특히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지까지 침탈하고 식민지로 삼았던 일본 왜구들의 존재 때문이다. 초기 왜구는 주로 일본인이었으나, 후기(16세기)에는 명나라인 등 전 세계 다국적 구성원이 포함된 해상 세력으로 발전했다.


16세기 중엽 이후, 일본 내부의 통제령(도쿠가와 에도 막부의 해상 통제)과 명나라의 강력한 해양 단속, 그리고 대항해시대의 개막과 맞물려 왜구의 활동 무대는 동남아시아로 확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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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구는 동남아시아의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등지까지 할 것 없이 죄다 해안들을 습격하고 무역선을 약탈했으며, 동남아시아 인종들을 모두 납치해서 노예로 만들어 노예 시장에 팔면서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 특히 왜구들이 완전히 장악하다시피한 일본 왜구의 식민지나 다름 없던 필리핀의 루손 섬이나 타이완 섬은 왜구의 무역 거점이자 사실상의 "해적 기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왜구는 현지 세력과 결탁하거나 용병으로 고용되기도 하면서 동남아시아의 해상 질서를 교란하고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일본 왜구는 해상 거점을 기반으로 한 약탈과 비공식 무역에 중점을 둔 "해상 약탈자"에 가까웠다. 심지어 왜구들은 사략선(해적선)들을 끌고 다니며 스페인의 함대나 포르투갈의 함대까지 공격하고 "격침"시키기도 하였으며 스페인인들과 포르투갈인들을 납치하여 노예로 삼거나 노예시장에 팔아치운 전적까지 있었다. 이렇듯 그 피해가 막심했고, 현지 주민들에게는 "식민 통치"만큼이나 끔찍한 공포와 수탈의 역사였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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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런 일본 왜구에 의해 공포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인데.. 게다가 그런 일본의 그것도 해적 만화 원피스인데 동남아시아는 어째서 원피스에 자기를 투영할까?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Z세대가 왜구의 역사를 몰라서 해적 깃발을 드는 것이 아니다. 물론 동남아시아는 남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와 더불어 문맹률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자기들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이 매우 많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그들에게는 이런 인식이 존재한다.


"왜구" = 과거의 식민자라는 것이다.


왜구의 역사는 400년 이상 지난 "근세 시대의 역사"다. 현재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최근 상처를 준 것은 가장 가까운 역사인 "근대 시대 19~20세기"의 프랑스, 영국, 미국, 일본 제국주의의 지배다. "왜구"는 근대 시대보다 더 오래된, 근세 시대의 동남아시아의 지배세력이다.


반면 "원피스"는 동남아인들이 태어나고 자라며 20년 넘게 함께한 "현재"의 이야기다. 그들은 만화 속 루피와 그 벗들의 여행에 울고 웃으며 "자유"와 "저항"의 가치를 내면화했다.


따라서 필리핀 청년이 시위 현장에서 밀짚모자 깃발을 들면서, 그의 머릿속에는 근세 시대인 16세기의 필리핀 마닐라를 식민 수탈하면서 필리핀을 일본 왜구의 식민지로 삼았던 그 "왜구"가 아니라, "부패한 현 정부에 맞서 벗들과 함께 자유를 되찾겠다"는 "원피스"의 서사가 100% 머릿속에 작동하고 있다. 그렇기에 "일본"의 만화라는 국적과 "해적"이라는 소재가 과거의 역사와 우연히 겹칠 뿐, 그 의미는 완전히 단절되어 있다.


3. 유럽과 아프리카인 프랑스, 모로코, 마다가스카르의 시위들


근세 시대인 16세기부터~근대 시대인 19세기 초엽까지 북아프리카의 알제, 튀니스, 트리폴리, 모로코(일부) 등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이슬람판 왜구.. 해적들을 통칭하는 "바르바리 해적단"들이 있다. 이들은 "바르바리 연안"이라 불리던 지역에서 활동했다.


오스만 제국은 13세기 말기때인 세계 최강의 패권국인 몽골제국(일칸국)의 식민지였다. 몽골제국의 식민지였던 아나톨리아(현 터키)의 소규모 공국이었던 오스만 제국은, 몽골제국이 분열한 틈을 타 독립하여 15~16세기에는 몽골제국의 후예(티무르 제국)의 침략을 받아 반식민지로 다시 전락했으나, 이내 유럽의 동로마 제국을 멸망시키고 대항해시대의 스페인 왕국과 해전을 펼치는 등 독립적인 초강대 제국이 되었다.


이런 오스만 제국의 도움으로 바르바리 해적의 거점이었던 알제, 튀니스 등은 16세기에 "조공국(보호령)"이 되었다. 오스만 제국은 이들의 해적 행위를 암묵적으로 비호하거나 때로는 조장했다. 해적들은 스페인 왕국이나 포르투갈 왕국의 무역선들이나 심지어 함대까지 약탈하고 백인들을 노예로 납치하여 오스만 제국에 팔거나 스페인 왕국이나 포르투갈 왕국으로부터 "지즈야(이교도세)" 명목의 통행세를 걷었으며 이는 오스만 제국의 중요한 수입원이자 유럽을 견제하는 수단이었다.


프랑스는 바르바리 해적의 주된 표적이었다. 수많은 프랑스 선박이 나포되고 해안 마을이 노략질 당했으며, 스페인인들이나 포르투갈인들처럼 수십만 명의 프랑스인들이 바르바리 해적단들의 노예로 끌려가 오스만 제국에 팔려갔고 살아서 빠져 나오려면 막대한 "몸값"을 지불해야 했다.(이는 근대 시대에 프랑스 왕국이 알제리를 토벌하는 명분 가운데 하나가 된다.)


모로코 자체도 "살레(Salé)"를 중심으로 한 바르바리 해적들이 드글거리는 해적 거점이었다. 모로코 왕조의 술탄은 이들을 통제하려 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들의 활동을 묵인하며 이익을 챙기기도 했다. 즉, 모로코는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거점)의 역사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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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는 바르바리 해적의 주 활동 무대(지중해)가 아니었다. 이 마다가스카르 섬은 근대 시대인 17세기 후엽~18세기 초엽쯤, "유럽계 해적"들(캡틴 키드)이 인도양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중요한 은신처이자 기지(생트 마리 섬)로 사용되었다.


그렇다면 이런 아픈 해적의 역사가 있음에도 어째서 해적 깃발을 자유의 상징으로..? 이 역시 동남아시아의 사례와 동일하다. 프랑스 Z세대가 "노란 조끼 시위"나 연금 개혁 반대 시위에서 밀짚모자 깃발을 든 것도, 그들은 근대 시대인 17세기에 바르바리 해적에게 끌려간 자국민 백인 노예들을 떠올리지 않는다.


그들은 "현 마크롱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자들의 "저항 의지"를 프랑스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예술 작품인 "원피스"의 상징을 빌려 표현할 뿐이다. 모로코나 마다가스카르의 청년들에게도 이 깃발은 역사 속 노략자가 아닌 "현실의 부조리에 맞서는 자유의 상징"으로 인식된다.


4. 남아메리카의 식민지배와 까리브 해적


남아메리카의 역사는 가장 처참한 노략질의 역사이며, 해적은 이 복잡한 구도 속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뻬루(잉까), 빠라과이 등 남아메리카 원주민에게 가장 큰 공포는 "해적"이 아니라 "스페인 왕국" 그 자체였다.


스페인 왕국의 남자들(꽁끼스따도르)은 잉카 문명과 아즈텍 문명을 따먹으며 황금과 은을 노략질 했으며, "엔꼬미엔다"와 "밋따" 같은 시스템을 통해 수많은 구석기인 수준이었던 알몸으로 생활하던 잉카 문명, 아즈텍 문명, 브라질 아마존의 원주민 여자들을 성노예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추가로 자행된 스페인인들이 잉카 문명, 아즈텍 문명, 브라질 아마존의 원주민 여자들에게 행했던 강간(성폭행), 성매매, 유흥업소(창녀 매춘부), 번식 성노예화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여자 강간이었다.


까리브 해에서 살았던 해적들은 크게 3개로 나뉘었다.


(1) 사략선(Privateer): 영국, 프랑스 왕국, 네덜란드의 왕으로부터 "스페인 선박만 합법적으로 노략질 할 수 있는 면허"를 받은 해적들로 피해국은 스페인 왕국이었다.(쁘랜시스 드레이끄)


(2) 버꺼니어(Buccaneer): 근대 시대 17세기쯤에 까리브해(주로 히스빠니올라 열대 섬)에서 살았던 수렵 채집꾼들이 스페인 왕국의 괴롭힘에 봉기해 해적으로 전향한 집단이다.


(3) 진짜 해적(Pirate): 근대 시대인 18세기 초엽쯤(해적의 황금시대) 국적과 대상을 가리지 않고 노략질했던 무법자들이다.(검은 수염)


이들 까리브 해적들은 까리브 해의 알몸의 원주민 여자들나 현지인들도 납치하고 강간했던 못된 성범죄자들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의 주요 노략질 대상은 "스페인 왕국"을 삥 뜯고 괴롭히는 것으로 스페인 왕국의 보물선이었다. 뻬루의 광산에서 알몸의 원주민 남녀들의 땀으로 채굴된 은이 가득 실린 "스페인 함대"는 해적들의 노략질 1순위 타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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뻬루나 빠라과이의 시위대가 "원피스" 해적 깃발을 드는 것은 이 모든 근현대사적 맥락 가운데 가장 상징적이다.


그들에게 "스페인 왕국"과 그 자녀들(오늘날의 부패한 기득권, 신자유주의적 노략질)은 "원피스" 속 "탐관오리"들과 닮아있다.


만화 "원피스"에서 주인공 루피(해적)는 누구를 때릴까? 바로 "해군"과 그들의 압제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억압하는 "왕"(국왕 칠무해 도플라밍고 등)이다.


뻬루의 Z세대는 자기들을 억압하는 부패한 탐관오리 정부에 맞서 싸우는 존재로 스스로를 투영한다. 이때 "원피스"의 밀짚모자 해적 깃발은 그들에게 "까리브 해 열대 섬의 실제 노략자"가 아니라 "압제자와 싸우는 자유의 운동가(루피)"라는, 근현대사적 맥락과도 기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가장 신비한 상징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네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프랑스, 필리핀, 페루 등의 Z세대들이 "원피스" 깃발을 드는 이유는 역사적 트라우마(일본 왜구, 북아프리카의 바르바리 해적, 까리브 해적)를 망각했거나 일본의 문화를 맹목적으로 찬양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들은 "원피스"라는 글로벌 서사를 통해 자기들이 겪고 있는 현실의 부조리(부정부패, 불평등, 강간, 억압)를 해석하고, 그에 맞서 싸우기 위한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직관적인 일본 만화를 상징으로 찾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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