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항해시대의 스페인 갑옷은 못생겼을까?

왜 대항해시대의 스페인 갑옷은 뚱뚱하고, 느리고, 못생겼을까?

by 바다의 역사



대항해시대가 이제 갓 시작됐던 16세기의 스페인 왕국의 꽁끼스따도르(Conquistador)들이 썼던 모리온(Morion) 투구나 흉갑(Cuirass)은 어째서 "못생겼으며(심미적 거부감)", "느리고 뚱뚱하게 생겼으며(형태)", "그리고 어째서 아랫몸(하체)에는 갑옷을 입지 않았으며 상하체 불균형 현상이 탄생했는지(방어력 편중)", 어째서 이런 기괴한 미관의 갑옷이 탄생했는지



어째서 대항해시대 스페인 갑옷은 "느리고, 뚱뚱하고, 못생기고 기형적"으로 보일까요?



오늘날 현대인이 보기에 대항해시대라는 시대가 이제 탄생하게 된 "16세기 후엽"의 스페인 왕국의 꽁끼스따도르, 특히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간 탐험자들의 갑옷은 못생겼어요. 투구(모리온Morion)는 양옆이 들리고 윗부분이 솟아 있어 마치 라면을 끓일 경우에 좋은 양은 냄비를 뒤집은 모양 같고, 갑옷은 심하게 배가 튀어나와 느리고 뚱뚱해 보이며, 아랫몸(하체)는 갑옷이 아예 없이 천옷이나 쫄쫄이(호즈, Hose) 반바지만 입어 초라하거나 노숙자처럼 보여요.


그렇다면 이 "못생겼고, 움직임이 느리지만, 방어력만 좋았던" 이 모순적인 스페인 갑옷의 디자인이 탄생한 배경을 알아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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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갑옷이 뚱뚱하고 느리고 못생긴 이유는 ① 머스킷총의 탄생 때문에 ② 르네상스 시대의 성기를 과장하거나 쫄쫄이나 스타킹을 입었던 과장된 남성 패션(Peascod belly) 등등. 즉, 이 "느리고 못생김"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탄생이었어요.


스페인 투구(Morion)는 왜 끄트머리가 휘어지고 기형적으로 솟았을까요?


스페인 꽁끼스따도르의 상징인 모리온 투구는 "기형적으로 끄트머리가 양쪽 위로 휘어졌고, 뚱뚱한" 형태를 뜨고 있어요.


투구는 휘어진 챙(Brim)은 앞뒤가 뾰족하게 올라가고 양옆은 내려온 곡선 형태로 이는 백병전에서는 절대적으로 매우 불리한 투구에요. 즉, 스페인 갑옷과 투구는 철저하게 "원거리 전용" 갑옷과 투구에요.


흉갑(Cuirass)은 복부 아래쪽이 완두콩 껍질처럼 뚱뚱하게 임산부처럼 튀어나온 "삐스꼬드 벨리(Peascod belly)" 형태이고


하체(Lower Body)는 철판 방어구 대신 천이나 쫄쫄이로 된 "호즈(Hose, 쫄쫄이 바지)"를 입고 있어요.


이렇듯 16세기 스페인 갑옷은 곡선을 무시한 과장된 비대칭성과 아랫몸(하체)의 극단적인 노출과 성기를 과장하는 문화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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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디자인은 절대 아름다움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원거리 방어 목적이었어요.


16세기 스페인 병졸의 이른바 "못생긴" 갑옷 디자인(모리온 투구와 피스코드 벨리 흉갑)은 사실 유럽 본토에서의 화기(火器) 발달과 르네상스 패션의 흐름 속에서 이미 완성된 상태로 신대륙에 도입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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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중후엽 스페인 보병 부대인 "떼르시오(Tercio)"의 표준 장비인 "꼬슬렛(Coselete, 반갑옷)" 형태에요.


투구의 양쪽이 위로 휜 챙의 비밀은 시야와 방어의 딜레마 때문이에요.


총을 쏠때 사격 시야 확보 때문이지요. 당시 스페인군이나 포르투갈군의 주무기는 칼이 아니라 원거리 장비인 "총"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르께부스(머스킷총)나 쇠뇌(활)을 쏘려면 고개를 들거나 숙이며 조준해야 했지요.


그런데 투구의 챙이 평평하면 어깨나 등, 혹은 총 개머리판에 걸려요. 그래서 앞뒤를 뾰족하게 올린 것은 고개를 젖혀도 투구가 등갑에 닿지 않게 해서 총이나 활 같은 원거리 무기를 잘 쓰기 위함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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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성전(성벽 아래서 싸울 때)이나 산악 지대에서 위에서 쏟아지는 돌을 빗겨내기 위해 챙이 곡선으로 설계되었지요.


그렇기에 스페인 투구의 모습은 현대인의 눈에는 전투용 헬멧이라기보다 "우스꽝스럽고 못생긴 모자"처럼 보이지만, 당시로서는 돌과 활, 총을 막고자 함이었지요.


그렇다면 스페인의 흉갑(Cuirass)은 왜 상체는 뚱뚱하고 두꺼울까요?


이는 피스코드 벨리(Peascod Belly) 스타일이라고 불리는데




이미지 속 인물이나 그림을 보면 갑옷의 배 부분이 임산부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지요. 이렇게 임산부처럼 뚱뚱한 갑옷이 스페인 갑옷의 가장 큰 특성이었어요. 이를 "삐스꼬드(완두콩 껍질) 벨리"라고 불렀어요.


이는 당시 민간 남성복(더블릿Doublet)이 배를 불룩하게 채워 넣는 것이 미의 기준이자 유행이었기 때문이었는데, 스페인 갑옷도 이 유행에 의해서 철판을 배가 임산부처럼 뚱뚱하게 나온 형태로 두드려 만들었던 것이지요. 물론 단순히 이것만으로 이렇게 만든 건 아니지만 이것도 "뚱뚱하고 부해 보이는" 결정적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고 미국의 수많은 학자들이 밝혀냈지요.


물론 유행도 유행이지만 총기의 발달이 갑옷 형태를 바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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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얘기하면 평평한 철판은 총알을 정통으로 맞으면 뚫려요. 하지만 배 부분을 튀어나오게 임산부처럼 뚱뚱하게 만들면, 총알이나 화살이 날아와서 맞더라도 경사면을 타고 미끄러져 튕겨 나가는데 이를 "도탄(Ricochet)"이라고 불러요.


배와 갑옷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면서, 타격을 입어도 그 충격이 내장으로 직접 전달되지 않고 공기층에서 한번 완충되기에 충격 분산이 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중세 기사의 갑옷보다 스페인 흉갑은 훨씬 두껍고 무거웠던 것이지요. 애초에 스페인의 대항해시대인 16세기 자체가 중세시대가 아니라 "근세 시대(서양에서는 전근대 시대라고도 불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하체(Legs)는 어째서 갑옷 없이 스타킹(쫄쫄이)나 천으로 만든 반바지만 입었을까요?


"여자처럼 스타킹이나 쫄쫄이 바지"는 그 시절(16~17세기)의 스페인과 포르투갈 남자의 일반적인 바지인 호즈(Hose)와 브리치스(Breeches)라고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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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기사들은 다리까지 철판을 둘렀으나, 스페인의 꽁끼스따도르들은 이를 버렸어요.


스페인의 군대는 오로지 "보병 중심의 부대"였어요. 그렇기에 떼르시오라는 수천 킬로미터를 걷는 보병 중심 부대였던 스페인 군대는 다리에 무거운 철판을 두르면 행진이 불가능했어요.


게다가 16세기 보병전은 밀집 대형에서 총과 활, 노로 싸웠어요. 상대방의 공격은 주로 머리와 가슴에 집중되었기에, 다리 갑옷을 포기하는 대신 상체 갑옷의 두께를 "방탄(Proofing)" 수준으로 높인 것이지요.


스페인 갑옷이 얼마나 느리고 무거웠냐면 상체만 약 20kg라서 쌀가마니를 몸에 두른 것이나 다름 없어서 움직임이 심각하게 느려지고 제약되었어요. 하지만 방어력만큼은 좋았지요.


하지만 17세기 이후 총기의 화력이 더욱 좋아지자, 아무리 두껍고 "뚱뚱한" 스페인 갑옷이라고 해도 뚫리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결국 "갑옷"이라는 건 사라지고 투구만 남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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