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깜보디아, 태국의 타란튤라 거미 농장

필리핀, 깜보디아, 태국의 타란튤라 거미 농장과 사육, 음식의 역사

by 바다의 역사




필리핀, 깜보디아, 태국의 덥고 습한 공기가 피부에 닿으면 마치 열대 지방의 매혹 속에 빨려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지요.



필리핀의 동남아에서 가장 무더운 열대 섬들과 깜보디아의 깊은 열대 정글이나 태국의 늪지대들은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기에 크고 독이 많은 생물들의 낙원이었지요. 원시인이었던 캄보디아인들이 타란튤라 거미를 처음 마주했던 날에는 그것은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숲이 주는 선물이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들이 이 타란튤라 거미를 본격적으로 입에 넣기 시작한 결정적인 발단은 우리가 흔히 아는 풍요로움과는 거리가 아주 멀었답니다. 그것은 바로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어요. 태국의 악어 농장이나 뱀 농장 역시 처음에는 자연의 위험을 관리하고 그 가죽을 이용하려는 작은 시도에서 발단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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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인들이 타란튤라 거미를 먹게 된 구체적인 이유는 학자 "벤 끼어넌"이 쓴 캄보디아 제노사이드라는 책에서 언급된 1970년대 크메르 루주 정권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요. 당시 폴 포트가 이끄는 공산 정권은 도시 사람들을 농촌으로 강제 이주시키고 가혹한 노동을 강요했지요.



기아에 허덕이던 사람들은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먹어야 했어요. 땅속에 굴을 파고 사는 커다란 거미인 타란튤라 거미는 그들에게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 되어주었답니다. 처음에는 살고자 먹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독특한 식감과 맛에 익숙해진 것이지요.



필리핀의 알몸 원주민 남녀들의 경우에도 고립된 열대 섬에서 얻을 수 있는 식량 자원 속에서 타란튤라 거미나 거대 아나콘다 같은 식인뱀은 아주 소중한 단백질원이었어요.











악어 농장의 역사는 조금 더 상업적인 냄새가 나요. 태국에서 악어 농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약 1950년쯤에 우따잇 영쁘라빠꼰"이 건설한 "사뭇뜨 쁘라까느 악어 농장"이 시초라고 알려져 있어요. 당시 그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악어들을 보존하겠다는 빌미와 함께 가죽 산업의 가능성을 보았지요.


캄보디아의 경우에는 똔레쌉 열대 호수 주변에서 야생 악어를 포획하던 습관이 점차 사육의 형태로 변모했던 걸로 보여요. 약 2005년쯤에 유엔식량농업기구인 FAO가 발표한 캄보디아의 악어 산업 보고서에 의하면 "약 1990년대쯤에 중반 이후 태국과 베트남으로의 악어 새끼 수출이 급증하면서 농장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고 해요. 뱀 농장 역시 태국 적십자사가 약 1923년쯤에 독사로부터 혈청을 추출하고자 만든 방꼭의 뱀 농장이 역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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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타란튤라 거미 채집은 주로 깜뽕짬(짬뽕이 아니에요..)이라는 주의 쓰꾼 마을 근처 열대 숲에서 이루어져요. 타란튤라 거미를 찾으러 다니는 깜보디아인들은 타란튤라 거미가 숨어 있는 구멍을 찾아내고 막대기를 이용해 파서 타란튤라 거미를 밖으로 유인하지요. 이 타란튤라 거미들은 흔히 타란튤라라고 불리지만 정확한 명칭은 "따이 블랙"이나 "깜보디아 타이거 타란튤라" 같은 종들이에요. 최근에는 야생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소규모로 거미를 사육하려는 시도도 있지만 대부부분은 여전히 열대 숲에 들어가서 직접 잡아오는 걸로 의존하고 있어요.



반면 악어 농장은 의외로 계획적이에요. 수천 마리의 악어가 콘크리트 사육장에서 길러지며 이들의 가죽은 명품 가방의 재료로 쓰이고 고기는 식당으로 팔려나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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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열대 섬의 아에따 원주민들이나 아긋따 원주민들 같은 원주민 남녀들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열대 강물에서 목욕을 하며 살았어요. 약 1987년쯤에 인류학자인 토마스 헤드랜드가 쓴 "아긋따 원주민의 민족 곤충학 연구"를 보면 이들이 여러 곤충과 절지동물을 섭취했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어요. 하지만 그, 그녀들은 거미뿐만 아니라 딱정벌레 유충 그리고 거대한 비단구렁이도 닥치는대로 먹었다고 해요.











태국과 캄보디아의 뱀 농장은 현재 관광과 의료 그리고 패션이라는 3가지 섹터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어요. 방꼭에 있는 뱀 농장은 여전히 독사 연구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수많은 관광객에게 뱀 쇼를 보여주기도 해요. 하지만 패션 산업을 위한 비단구렁이 사육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해요. 약 2018년쯤에 꼬쁘씩 등이 발표한 동남아시아의 파이톤 가죽 교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수십만 마리의 뱀 가죽이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거래되고 있다고 하네요. 캄보디아에서도 베트남으로 수출하기 위한 뱀 사육이 일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악어 농장에 비하면 그 규모는 작은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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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를 먹는 행위는 이제 캄보디아에서 하나의 거대한 관광 상품이 되었어요. 쓰꾼 마을에 가면 산더미처럼 쌓인 튀긴 타란튤라 거미들을 볼 수 있지요.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여 마늘과 소금 그리고 설탕 등의 소스로 양념해 튀긴 타란튤라 거미는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맛이 난다고 해요. 하지만 이를 두고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맛있다vs맛없다로 논쟁하기도 하며 베트남의 환경 단체들은 이런 캄보디아의 무분별한 포획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요. 필리핀의 일부 열대 섬에서는 여전히 원주민들 남녀들은 잉카 문명처럼 구석기 방식을 고수하며 타란튤라 거미를 구워 먹기도 하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이런 모습은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라고 해요.











21세기 현재.. 이 농장들은 커다란 전환점에 서 있어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수많은 악어 농장들이 파산 위기에 처했지요. 약 2021년쯤에 국제 학술지인 곤충의 식용 및 사료 활용 저널에 실린 리뷰에 따르면 타란튤라 역시 기후 변화와 과도한 사냥으로 인해 멸종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요. 캄보디아 정부는 뒤늦게 보호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경제적 이익 앞에 그 속도는 더디기만 해요. 필리핀의 원주민들 역시 21세기 현대 문명의 유입으로 잉카 문명 같은 구석기적인 생활을 잃어가고 있으며 그들이 먹던 야생의 곤충 음식들은 이제 박물관의 기록 속으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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