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이후의 전쟁에서는 경제력이 군사력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총을 만들어도 그 총에 쓸 총알을 생산할 경제력이 없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근대시기 후엽에 발발한 청일전쟁 당시 청나라의 해군 함대의 전력은 일본 제국 함대보다 훨씬 더 세계 최첨단이었고 막강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청나라는 수많은 정복전쟁과 군부독재로 인해 경제적으로 파산 직전이었고, 게다가 내부적으로 "방산 비리"까지 자행하면서 막상 세계 최신식 무기들을 운용할 자금이 부족하여 막강한 대포에 쓸 포탄조차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15세기 이후의 전쟁에서는 경제력이 군사력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 왔습니다.
게다가 전쟁의 승패는 경제력과 군사력뿐만 아니라 병사들의 사기, 환경, 지리, 기후, 운, 동맹 관계, 외교 관계, 내부 상황, 전략적 계획 등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게다가 이 모든 요소들이 죄다 갖춰지더라도 "오만함"이나 "자만심"을 경계해야 합니다.
이란(페르시아)군(왼쪽)vs미군(오른쪽) 그림이에요.
고대 시대의 수나라 수양제나 당나라의 당태종이 고구려를 한칼에 정복할 수 있다는 오만함으로 침략했다가 장기전으로 이어진 고수전쟁이나 고당전쟁이 그 대표적 예입니다. 또한, 초강대국이었던 고대 당나라의 원정대장인 고선지 장군의 원정대가 72개 국가들을 정복했음에도 서아시아의 탈라스를 침략했을 때 점령지들에 폭력적으로 대하면서 결국 동맹군이던 카를루크 군이 적군에 가담하는 바람에 탈라스 전투에서 탈라스를 점령하지 못한 것도 있고,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했다가 "제국의 무덤"에 갇혀 큰 피해를 본 것이나, 천하의 대영제국이 아프리카 줄루족에게 참패한 "이산들와나 전투(줄루 전쟁)" 역시 자만심이 불러온 결과입니다.
오늘날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협력하여 이란의 주요 인사를 폭사시킨 사건 역시, 이후 이란이 금세 자멸할 것이라 판단하고 후속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것이 패착이자 실책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오만함과 자만심을 가지고 제대로 된 계획 없이 접근하다 보니, 결국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란은 기존에 상대했던 다른 중동 국가들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막강한 국력을 지닌 중동의 패권국(맹주)입니다. 이란은 예멘, 레바논, 팔레스타인 등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란 혁명수비대는 후티 반군, 헤즈볼라, 하마스 등 여러 무장 조직들을 식민지 용병부대들로 거느리며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란과의 충돌은 장기전, 나아가 중동 전체의 분쟁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튀르키예 등 이란과 우호적인 국가들이 직간접적으로 이란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란은 미국이 근래에 직면한 적대 국가들 중 가장 강대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장기전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동북아시아의 경제, 안보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중국군과 러시아군이 노골적으로 참전한다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산되어 전 지구적 재앙이 될 수 있겠지만, 세계 패권국인 중국, 러시아, 미국이 서로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