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스타레일]을 뜯어보자
게이머들 입장에서 서브컬쳐 게임의 위상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말한다. 다양한 컨텐츠, 오타쿠를 자극하는 캐릭터, 고유명사를 남발하는 스토리까지. 뭣보다 그래픽이 훨씬 뛰어나다. 딱봐도 사람들이 갈려나갔겠구나 느껴지는게 바로 현재 중국 모바일 게임이다. 한국에 여전히 많은 게임회사들이 있지만 매번 중국 거대 게임회사가 신작을 내면, 횡포다! 이건 시장을 흔드는 수준이다! 라고 할 정도로 매우 완성도가 높다 할 수 있다. 그 중에 호요버스는 '붕괴3', '원신' 이제는 '붕괴 스타레일'까지 제작해 여러 굵직한 작품을 내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매출을 뽑는 회사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이유에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호요버스의 UI/UX 기조는 '기본'이다. 수려하지도 않고, 뭔가 특출나지도 않다. 오로지 그들은 기본에 충실하며 각 장르에 맞는 기능과 UI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는법. 한번 여러 부분을 파헤쳐보도록 하자.
우선 '붕괴 스타레일'의 장르는 JRPG라고 이야기하는 턴제 전투 RPG다. 이를 JRPG라고 부르는 이유는 일본에서 가장 많이 보여지고, 가장 전통이 깊은 장르이기 때문이다. 흔히 파이널 판타지, 드래곤 퀘스트라고 불리는 대작들이 모두 이 장르를 택한다. 턴제기 때문에 각각 누가 공격의 턴을 가지는가가 가장 중요한 룰이라고 할 수 있는 JRPG는 대부분 자신의 턴, 그리고 사용가능한 스킬들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붕괴 스타레일'의 경우는 스킬이 단 3개밖에 없다. JRPG로써는 치명적인 단점이지만 이는 모바일게임, 그리고 제작 단가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대신 그들이 택한 전략요소는 각 속성에 따른 약점, 그리고 행동 게이지라고 할 수 있다. UI/UX에서도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데,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턴의 인식이다. 좌측 상단부터 해서 아래로 쭉 나열되어 있는 턴 표기는 캐릭터의 이미지, 피아 식별 색, 타수, 그리고 턴 속도를 표기함으로써 기본적인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해준다. 뿐만 아니라 턴이 특정 행동으로 뒤바뀌게 되면 위로 올라가고 내려가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중앙에 집중하는 사람의 시선을 무의식적으로 이동시켜준다.
지금 행동하는 캐릭터 이미지가 강조되고, 그들 아래에 버프가 깔려있는 등,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는 '붕괴 스타레일'은 비록 스킬은 축소시켰지만 JRPG가 가져야 하는 소양은 모두 갖췄다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측 상단에 2배속, 자동 사냥과 동시에 몬스터의 이름까지 올려서 기존 RPG와 다르게 적의 이름을 적 위에 올리는 것이 아닌 우측 상단에 올려 '이것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라는 인식을 주게 한다. 사실 전투 시퀀스에서는 흠 잡기는 어렵다. 기본에 충실하고 탄탄하게 만든 느낌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궁극기'를 발동했을 때 왜 취소를 하지 못하는가? 였다. 모바일의 특성상 '터치'라는 행위는 잦은 실수를 유발한다. 마우스는 직접 이동까지 하기 때문에 생각을 여러번 할 수 있지만 터치라는 행위는 손끝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빈번하게 실수를 하는데 발동 되고 나면 취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점은 전략 요소가 중요한 JRPG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대부분 게임은 캐릭터가 정면을 바라보고 있지만 붕괴 스타레일은 입체적인 느낌을 주었다. 이는 3D 게임의 장점을 잘 살린 배치라고 할 수 있으며 아이콘이라던지, 뒷 배경도 우주를 탐험하는 열차여행자라는 느낌을 물씬 주곤 한다. 하지만 이 화면에서 굉장히 아쉬운 점이 있는데, 캐릭터의 순서를 바꾸는 방법은 매우매우 불편하다는 점. 일단 드래그를 쓸 수 없다. 물론 캐릭터가 서있는 순서가 큰 의미를 가지지 않긴 하지만, 이미 배치되어 있는 캐릭터 끼리 순서이동이 안된다는 점은 Depth를 한번 더 늘려버린 것이고, 빠른 편성의 경우도 모두 배치 해제가 되어 있을 경우에만 사용 가능하며 기준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빠른 편성을 클릭했을 때 각 속성에 맞추거나, 힐러 서포터 탱커 등등의 역할 배분을 자의적으로 설정하고 빠른 편성을 할 수 있다면, 더 편리하지 않았을까 싶다.(사실 4명밖에 배치 안하는데 빠른 편성이 크게 쓰이진 않는다. 개인적인 소견.)
한국 모바일은 좀 밖에 더덕더더덕 퀘스트도 붙어있고 별의 별 알림이 붙어있는 반면 붕괴 스타레일은 어느정도 절제한 모습을 보인다. 정확하게 있을 것만. 대쉬, 스킬, 공격만 있는게 왕도의 배치를 보여준다. 각자 패스나 소지품, 파티 등등 필요한 기능은 위쪽에 빼두었다는 점, 이것도 주목할만하다. 좀 의외인건 멀티로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는데 채팅 시스템을 좌 하단에 떼어뒀다는점.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라 빼두거나 지금 활성화된 이벤트를 저쪽으로 옮기는것은 또 어떨까 생각이 든다.